애플 ‘비전프로’ 美 출시, MR 시장 변곡점될까?

애플의 신규 디바이스 출시, 공간컴퓨팅과 연결성 강조
3500달러 달하는 가격에도 20만대 예판해 초기 흥행 성공

 

[더테크=조재호 기자]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 본격 출시됐다. 공간컴퓨팅과 연결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신규 디바이스인데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지난 2일(현지시간) 공식 출시했다. 미국 시장에서 우선 출시됐는데 지난해 6월 WWDC에서 비전 프로를 처음 공개한 지 8개월 만이다. 사전판매량은 20만대로 알려졌다.

 

기존 VR 기기와 동일한 고글 형태의 디바이스인데, 비전 프로의 비전 프로의 MR 환경은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 배경 혹은 완전한 가상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앱 화면이나 애플 디바이스를 연결해 나열할 수 있다. 3차원 공간에 다수의 앱과 연동된 기기의 화면을 띄워 놓을 수 있다.

 

기존 HUD(Head Up Display) 기기와 차이점을 꼽자면 콘트롤러나 리모컨 등의 별도의 기기 대신 눈과 손, 음성으로 조작한다. 이와 관련 기존 기기보다 한층 더 나아간 형태로 인식률 자체는 준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3800x3800 해상도의 4K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만큼 기존 기기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선명한 화질과 함께 애플의 장기 중 하나인 매끄러운 연동성은 낮은 지연속도로 인한 위화감은 전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크기의 외장 배터리 용량은 2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어 휴대성이 떨어지고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장기간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조작 방식도 직관적이고 합리적이나 새로운 방식을 채택한 만큼 적응이 필요하고 아직은 어색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무선 빔키보드나 마우스 등이 10여년 전부터 나왔지만, 물리적인 디바이스가 주는 촉각적 피드백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만족도를 주는 제품이 없었다. 스마트폰의 터치 작동 방식 만큼 사용자들이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3499달러(466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쉽게 도전해보기 힘든 부분이다. 기기의 사양이나 활용 영역이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지만 메타의 최신 VR 기기인 ‘메타퀘스트3’는 499달러(69만원)부터 시작하고 안경형 제품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엑스리얼 에어2’도 메타퀘스트와 동일한 499달러(69만원)이다. 7배에 달하는 차이다.

 

물론, 다른 VR 기기보다 한단계 이상 더 우위에 있는 디스플레이 가격이나 다수의 애플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의 가능성은 다른 기기들을 압도한다. 단, 전용 콘텐츠가 없는 부분은 숙제로 남아있다. 제품의 정체성 부분에서 엔터테인먼트용인지, 전문가의 생산성 도구인지 혹은 개발자용 키트인지 다소 불분명하다.

 

요컨대 비전 프로는 애플 생태계를 하나로 묶고 차세대 디바이스로 진화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제품이 될 가능성을 지닌 제품이다. 다만 아직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만을 가지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제품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테스터라고 부르기로 했다.

 

물론, 애플의 제품은 항상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만큼 사람들의 기대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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