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올해 하반기 최대 IPO(기업공개)로 꼽힌 두산로보틱스가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로봇 산업 대장주로 등극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차세대 유망 산업 분야로 자리잡는 가운데 적어도 증권시장에서 '로보테크'가 떠오르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인 5일 시총 3조3천억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로봇 분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였던 만큼 증권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상장은 올해 공모주 청약 가운데 가장 큰 33조원이 몰렸고 524대 1이라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상장 기념식에서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한 생태계 구축 및 AI, AMR(자율주행로봇) 기술 내재화 등을 통해 협동 로봇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사회적책임과 지속성장가능한 경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위대한 출사표’라는 보고서에서 두산 로보틱스를 K-협동 로봇의 대표주자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협동 로봇 시장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고 상장된 해외 기업도 없어 유의미한 비교는 어렵지만 향후 커져갈 시장에서 유의미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과 함께 회사가 제시한 로드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봇 분야는 올해 증시를 이끈 주요 테마 중 하나이다. 단순노동을 꺼리는 문화와 더불어 감소하는 인구, 인건비 상승에 따른 사회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대기업의 투자 참여는 로보테크 분야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두산로보틱스 이전 대장주였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초 대비 375% 상승했고 티로보틱스는 321%, 유진로봇과 뉴로메카는 각각 200% 이상 시가 총액이 상승했다. 바로 어제인 4일 한화로보틱스도 공식 출범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 14.99%로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후 8월에는 삼성웰스토리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단체급식에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로보틱스랩과 함께 다양한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독자적인 로봇 개발 사업과 더불어 자율주행·인지·제어 등의 로봇 기술을 융합한 자율주행 자동차와 AAM(Advanced Air Mobility), 스마트팩토리까지 다방면에 걸쳐 로봇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기존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함께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은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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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14억3000만달러(1조9326억원)에서 2023년부터 연평균 36.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32년에는 273억8000억만달러(37조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2015년 출범한 두산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협업하는 협동 로봇을 중심으로 다양한 솔루션과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2018년 제품 출시 이후 글로벌시장에 진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 4위를 달성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고도화된 기술력·업계 최다 제품군·해외 세일즈 네트워크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전 직원의 약 4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