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고령화 시대의 걱정거리 중 하나인 치매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ERI는 전기의료기기연구단 청각인지 뇌기능 연구팀의 박영진 박사팀이 노년층의 일상 대화 분석을 통해 일반적인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전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치매 유병률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최근 발표한 ‘중앙채미센터 연차보고서’에서는 2023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이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136만명, 2025년에는 302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세꼐적으로도 2030년에 7500만명으로 예상되는 등 치매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ERI는 ‘노년층의 일상생활 발화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AI 기반 퇴행성 뇌기능 저하 평가 기술 개발’ 사업을 총괄기관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KIST, ETRI, 서울대병원, 이화여대가 공동연구기관 및 위탁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화는 책을 읽거나 질문에 답하는 등 언어를 음성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단은 ‘노인 친환경 발화 데이터 수집기기’를 개발하고 여기에 정보 빅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도인지장애 고위험 노인들을 선별하고 모니터링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의 목표는 편리함과 정확성으로 보청기 같은 기기를 착용하고 신경인지기능 검사기기 앱을 통해 일상생활 환경에서 주로 활용하는 발화 패러다임을 분석해 퇴행성 뇌기능 저하 고위험군을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어르신들의 발화는 음성 인식이 더 까다롭고 사투리를 사용하거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이 많다. 사업단에서는 AI 및 청각인지 디코드 기술 등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해결해가고 있다.
KERI는 개발된 연구 결과를 활용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노인복지관을 포함한 지역사회 어르신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 중이다. 현재 6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및 7명의 의심 대상자를 선별했고 이어 8월까지 추가로 150명의 복지관 어르신에 대한 실증을 통해 헬스케어지 지원 및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증을 희망하는 지자체를 발굴해 대상 범위를 1000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해당 기술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상자 맞춤형 인지기능 개선까지 연계해 치매 위기를 사전에 관리하고 증상을 늦추는 데도 적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진 박사는 “치매 조기 발견으로 치료시기를 1년만 앞당겨도 1인당 수천만원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 천문학적인 국가적·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사업단에서는 청력 증가기기 기반의 청력 인지 기능 개선, 생성형AI를 활용한 신경인지 기능 검사기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KERI는 전기의료기기연구단을 중심으로 초고령 사회 노년층의 행복한 생활을 지원하고 난청과 치매 같은 국가적·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쉽고 편리한 ‘고품질 노년층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