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전수연 기자]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도시에서의 전기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신개념 태양광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은 무한한 자원인 햇빛을 이용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현재 영호남 지역의 넓은 부지에서 관련 설비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태양광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보내는 신재생에너지 전용 송전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에너지의 공유성, 활용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KERI는 도시 내부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분석했다. 다만 도시는 태양광 인프라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구조물)의 형태가 복잡하고 다양하다.
예를 들어 주위의 각종 건물, 나무 등으로 인해 태양광 모듈의 일부에 그늘(부분 음영)이 생기는 현상이 반복되면 발전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류가 내부적으로 막혀(핫스팟) 발화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도시용 태양광 모듈은 더 진보된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KERI의 연구는 유연성, 안전성, 효율성을 확보하고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 개발이다. 연구팀은 지난 40년 이상 이어져 온 태양광 모듈의 소배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였다.
하지만 차승일 박사팀은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이들을 서로 연결해 유연한 구조물로 만들었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 연결이 아닌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 병렬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수십년 간 고집되던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생각이며 KERI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언어낸 결과다.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된 출력 유지, 안전성, 유연성이다.
KERI 모듈은 기존 가연성의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 내구성이 높다. 또 직·병렬 혼합 구조로 태양광 모듈에 그늘 문제가 생기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하고 핫스팟 생성을 저지한다.
이에 더해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디자인 요소도 고려해 거리의 보도블록, 욕실의 타일 구조와 유사한 테셀레이션(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하고 도시 환경에서의 활용성, 적용성을 높였다.
KERI는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으며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것이다.
아울러 KERI는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수송기(드론)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