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산 효율 6배 높혔다... " 0.02초 빛으로 3,000℃ 구현"

2025.10.20 08:50:48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
합성 및 단일원자 촉매 기능화까지 한 번에

 

[더테크 이지영 기자]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한 핵심은, 적은 전력으로 고성능 촉매를 빠르게 합성하는 기술이다. KAIST 연구진이 단 0.02초 동안 강한 빛을 비추어 3,000℃의 초고온을 구현하고, 수소 생산 촉매를 초고속으로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에너지 사용량은 기존 대비 1/1,000만로 줄었고, 수소 생산 효율은 최대 6배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미래 청정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돌파구’로 평가하고 있다.

 

KAIST는 20일,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직접접촉 광열처리(Direct-contact Photothermal Annealing)’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강한 빛을 짧게 쬐어주는 것만으로 고성능 나노 신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다.

 

연구팀은 0.02초간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순간적으로 3,000℃에 도달하는 초고온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이용해 단단하고 잘 반응하지 않는 나노다이아몬드를 전기가 잘 통하고 촉매로 쓰기 좋은 고성능 탄소 소재인 ‘탄소 나노어니언(Carbon Nanoonion)’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기존 열선 가열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를 1/1,000 수준으로 줄이고, 합성 속도는 수백 배 이상 향상시켰다.

 

특히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를 하나하나 달라붙게 해 촉매 기능을 동시에 구현했다. 즉, 빛을 비추는 단일 공정으로 소재의 구조 변화와 촉매 기능화가 동시에 이뤄진 것이다.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구형 구조의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 지지체로 적합하다. 그러나 기존 합성법은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에너지 소비가 크며 시간이 오래 걸려 상용화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열효과’를 활용했다. 나노다이아몬드에 빛을 잘 흡수하는 카본블랙을 섞은 뒤, 제논 램프로 강한 빛을 순간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나노다이아몬드가 단 0.02초 만에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변환됐으며,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도 이 반응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탄소 나노어니언 합성과 단일원자 촉매 부착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금속 전구체를 함께 투입해, 금속 원자가 단일원자 촉매 형태로 즉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부착되도록 했다. 빠른 냉각 과정 덕분에 원자들이 뭉치지 않아, 합성과 촉매 기능화가 완벽히 통합된 단일 공정으로 완성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8종의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으며, 특히 ‘백금 단일원자 촉매–탄소 나노어니언’은 기존보다 6배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기록했다. 동시에 고가의 금속 사용량도 크게 줄여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김일두 교수는 “강한 빛을 0.02초 조사해 3,000℃까지 상승시키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며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통합 공정으로, 수소 에너지뿐 아니라 가스 센서와 환경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jy@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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