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하이니켈 배터리 ‘붕괴 현상’ 해결…전기차 주행거리·수명 동시 향상

2026.01.27 15:01:25

원자 기둥 구조로 안정성 확보

 

[더테크 이승수 기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는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가 주목받고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내부 구조가 붕괴되며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기술적 장벽을 국내 연구진이 원자 수준의 구조 설계로 해결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센터 박정진 박사 연구팀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면서도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하이니켈 양극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충·방전이 반복돼도 내부 구조가 쉽게 붕괴되지 않도록, 배터리 초기 구동 과정에서 전기화학적 자극을 가해 원자 배열을 재구성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양극재 내부 층과 층 사이를 지탱하는 일종의 ‘원자 기둥’을 형성함으로써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설계는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빈번히 발생하던 내부 균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장시간 안정적인 구조 유지를 가능하게 했다.

 

실험 결과, 해당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는 1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용량의 92% 이상을 유지하며 기존 하이니켈 양극재 대비 뛰어난 내구성을 입증했다. 특히 별도의 첨가제 사용이나 복잡한 공정 없이 구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제조 공정 단순화와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배터리 생산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장기간 사용에 따른 성능 저하와 유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은 특정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하이니켈 양극재 전반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배터리 수명 증가와 원가 절감은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전기차의 대중적 보급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고성능·장수명 배터리가 요구되는 분야로의 적용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술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 열화의 근본 원인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의가 크다”며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적용을 위한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과 우수신진연구,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Energy(IF 60.1, JCR 상위 0.1%)에 게재됐다.

 

이승수 기자 lss@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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