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IBM이 양자 컴퓨팅을 기존 슈퍼컴퓨팅 환경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업계 최초의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 참조 아키텍처를 13일 공개했다. 이번 아키텍처는 양자 프로세서(QPU)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온프레미스, 연구기관, 클라우드 등 다양한 환경에서 동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 컴퓨팅 모델이다.
새 아키텍처는 단일 계산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학·공학 문제를 양자와 클래식 컴퓨팅의 협업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자 하드웨어를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와 결합해 대규모 연산과 알고리즘 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하며, CPU·GPU 클러스터, 고속 네트워크, 공유 스토리지 등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용할 수 있다.
특히 개방형 소프트웨어와 통합 워크플로가 핵심이다. IBM의 양자 개발 프레임워크 ‘키스킷(Qiskit)’과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을 통해 연구자들은 기존 도구와 개발 환경을 유지하면서 양자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학, 신소재, 최적화 문제 등에서 양자 컴퓨팅의 실제 적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IBM 리서치 총괄 제이 감베타는 “미래 컴퓨팅은 양자 프로세서와 고성능 클래식 컴퓨팅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로 발전할 것”이라며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은 지금까지 해결하기 어려웠던 과학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키텍처는 이미 다양한 연구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하프 뫼비우스 분자’의 전자 구조를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으로 검증했으며,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303개 원자로 구성된 미니 단백질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또한 IBM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생물학·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철-황 클러스터를 대규모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IBM의 ‘퀀텀 헤론’ 프로세서와 RIKEN의 슈퍼컴퓨터 ‘후가쿠’가 동일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며 계산을 수행한 사례는 양자와 HPC 통합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부 연구에서는 기존 클래식 계산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IBM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이 참조 아키텍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렌셀러 폴리테크닉 연구소(RPI)와는 양자 자원과 HPC 자원을 하나의 워크플로에서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스케줄링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양자 컴퓨팅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연구와 산업 문제 해결에 투입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화학, 신소재, 의약, 최적화 등 계산 집약적 분야에서 기존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