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가 급변하면서 범용 서버용 D램의 영업이익률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계약 가격은 최근 분기마다 30~40% 상승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최대 80% 수준까지 거론된다. 최첨단 AI 메모리로 평가되는 HBM보다 높은 수익성이다.
이 같은 현상의 핵심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AI용 HBM 생산 확대에 동일한 D램 웨이퍼와 공정을 집중하면서 DDR5 등 범용 서버용 D램 생산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단가가 높은 HBM 중심의 생산 전략이 오히려 일반 서버용 메모리 품귀를 초래한 것이다. 반도체 공장 증설 후 양산까지 1~2년이 소요되는 구조적 시간차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D램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생성형 AI 확산이 있다. GPU 기반 AI 서버 한 대에는 수백 기가바이트에서 테라바이트 단위의 D램이 필요하며, 기존 클라우드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를 요구한다. 여기에 일반 클라우드, 기업용 서버, 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스마트 기기 등 전 산업에서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공급 계약(LTA)을 추진하며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 부각되는 이유도 공급 구조와 직결된다. 두 기업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며 첨단 미세공정과 대량 생산 능력을 동시에 확보한 사실상 유일한 업체다. 특히 AI 서버용 DDR5, 저전력 메모리, 고용량 모듈 등 고부가 제품에서 기술 격차가 크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최소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신규 생산능력은 2027년 이후에야 본격 반영될 전망이며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양사의 실적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115조원, 영업이익 36조원대, SK하이닉스는 매출 45조원, 영업이익 30조원대가 전망된다. HBM 시장 규모 역시 올해 546억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고부가 제품 중심 생산으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이 축소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D램과 낸드 가격은 분기 대비 각각 50%, 90% 급등했으며 메모리 재고는 1~2주 수준까지 낮아져 장기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테슬라 등 기업의 반도체 자체 생산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나 AI 가속기 영역에 가까워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초대형 설비와 장기간 기술 축적이 필요한 산업으로 신규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핵심 병목이 연산 능력보다 메모리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GPU 성능이 아무리 높아도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할 메모리가 부족하면 시스템 전체 성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범용 D램이 HBM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는 현재의 상황은 AI 인프라 경쟁의 본질이 메모리 공급 능력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