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승수 기자] 최근 로봇 기술이 산업용 자동화를 넘어 서비스·휴머노이드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로봇 성능의 평가 기준 역시 ‘정밀한 조작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물체를 어떻게 잡고(파지), 얼마나 정확하게 다루는지가 로봇 품질을 가르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2일 로봇 핵심 구성 요소의 성능과 작업 제어 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성능평가 표준’ 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와 적용 영역 확대를 위한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현재 로봇 산업은 단순 반복 공정 중심의 산업용 로봇에서 벗어나, 휴머노이드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기반의 서비스 로봇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정형 환경에서 다양한 물체를 정밀하게 다루는 능력이 핵심 기술로 떠올랐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개발 중인 표준은 총 2종이다. 먼저 ‘로봇 손–제2부: 물체 쥠 성능시험 방법’은 이미 로봇 분야 단체표준(KOROS) 제정을 완료하고 국가표준(KS)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해당 표준은 두 개 이상의 손가락을 가진 로봇 손을 대상으로, 비정형 물체에 대한 파지 능력과 힘 제어 정확도를 평가하는 체계를 포함한다. 시험 환경, 장치, 절차, 결과 보고 방식까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기존 산업용 로봇 중심의 강성체 작업 평가와 달리, 서비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수행하는 복잡한 작업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또 다른 표준인 ‘로봇 시스템의 와이어하네스 조작 성능평가 방법’은 현재 KOROS 제정이 진행 중이다. 이 표준은 리테이너와 커넥터로 구성된 작업 환경에서 와이어하네스를 지정된 경로에 따라 삽입·결속하는 과정을 통해 로봇의 유연체 조작 능력을 평가한다. 기존 제조 로봇이 주로 다뤘던 강성체를 넘어, 변형이 쉬운 대상까지 처리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피지컬 AI’ 확산과 맞물린다. 로봇이 제조, 물류, 의료, 농업,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면서, 센서·AI·제어 기술이 결합된 실제 물리 환경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로봇 손과 같은 엔드이펙터는 작업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표준이 제정되면 로봇 손 개발 기업과 시스템 통합(SI) 업체는 동일한 기준으로 성능을 검증할 수 있어, 제품 신뢰성과 상호 호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로봇 산업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박종범 수석연구원은 “비정형 환경 대응은 로봇 상용화의 핵심 난제”라며 “산업과 서비스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정밀 성능평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측 역시 “성능 평가 표준은 로봇 산업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이라며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차세대 로봇 시장 선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기관은 향후 해당 표준의 KS 제정과 함께 국제 표준화 주도권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