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알아듣고 스스로 움직이는’ 에이전틱 AI 개발… 제조 공정 재설정 1주일→1시간

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이주경 박사팀
제조업 자율화 이끌 다중 에이전트 AI 구현

 

[더테크  이승수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제조 현장에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을 구현하며 자율제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룰 기반 자동화를 넘어 거대언어모델(LLM)과 로봇 제어를 결합한 ‘행동형 AI(Actionable AI)’ 체계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 기술로 주목된다.

 

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이주경 박사팀은 국립창원대학교와 함께 여러 AI 로봇이 협업해 공정을 운영하는 ‘자율제조 다중 에이전트(Multi-Agent)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기존 제조 자동화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코드에 따라 반복 작업만 수행하는 구조였다. 공정 환경이나 부품이 변경되면 엔지니어가 코드를 다시 수정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숙련 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역 제조기업에는 생산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LLM 기반 에이전틱 AI 구조다. AI가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작업 계획을 스스로 수립한 뒤, 각 기능별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방식이다. 언어 에이전트가 작업 의도를 분석하면 비전(Vision) 에이전트가 카메라를 통해 사물의 3차원 좌표와 상태를 인식하고, 로봇 제어 에이전트가 이를 기반으로 정밀 동작을 수행한다.

 

특히 연구팀은 제조 AI 분야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그라운딩(Grounding)’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기존 로봇은 “빨간 부품을 가져와라”와 같은 자연어 명령에서 위치와 객체를 정확히 연결하지 못해 오류가 빈번했다. 반면 KERI 기술은 언어·비전·로봇 에이전트 간 실시간 협업을 통해 실제 환경 정보를 해석하고 즉각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 투자 중인 ‘VLA(Vision-Language-Action)’ 기술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구글,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차세대 로봇 AI 핵심 기술로 VLA를 고도화하는 가운데, KERI는 제조 현장 적용성을 강화한 경량·모듈형 구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실제 성과도 확인됐다. 전문가가 일주일 이상 투입되던 공정 재설정 작업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으며, 새로운 환경이나 부품에도 즉시 대응 가능하다. 추가 소프트웨어 개조 부담도 줄어 다품종 소량 생산 중심의 중소 제조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주경 박사는 “기존 제조 라인을 큰 비용 없이 스마트 제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기술 이전을 통해 지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이번 연구는 ‘Agentic Self-driving Lab 구현을 위한 AI-로봇 융합 원천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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