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문용필 기자] 유머러스한 ‘미국식 디스’일까, 아니면 라이벌을 향한 ‘발칙한 도발’일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6일(한국시간)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렸다. 텍스트 없이 그림이 한 장 게재됐다.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삿대질을 하고있는 내용이다.
저커버그의 트위터 계정을 보면 지난 2009년 2월에 가입한 것으로 돼 있다. 해당 트윗 이전 마지막 게시물은 지난 2012년 1월 19일, 무려 11년 만에 트윗인 셈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라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을 보유한 메타의 CEO라는 점에서 보면 ‘그럴 수 있지’ 싶은 대목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메타의 인스타그램이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새로운 SNS ‘스레드’(Threads)를 출시한 것과 맞물리기 때문. 스레드는 한 게시물당 500자를 지원하고 외부 웹사이트 연결 링크와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기능 등을 탑재해 여러모로 트위터와 닮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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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저커버그의 11년 만의 트윗 게시물을 보고 두 스파이더맨이 트위터와 스레드를 빗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해석이 맞다면 저커버그는 ‘적진’에 침입해 수류탄 한 방을 터뜨리고 온 셈이다.
여기에 트위터의 소유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최근 ‘SNS 설전’을 통해 ‘맞장 뜨자’는 뉘앙스의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여기에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개입하는 등 두 사람의 실전 격투기 성사여부가 글로벌한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신경전의 발단은 스레드의 출시와 관련해 나온 머스크의 ‘비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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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트위터 계정엔 아무 게시물도 안올렸던 저커버그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돌발 트윗에 나섰으니 단순한 장난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려운 셈. 저커버그는 자신의 ‘본진’인 페이스북 계정엔 “Threads are here. Let's do it”(스레드가 왔다. 해보자)라는 도발성 문구와 불꽃 모양의 이모티콘을 함께 게재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궁금해지는 건 머스크의 반응. 그는 트위터를 통해 ‘고통을 숨긴 인스타그램의 거짓된 행복에 빠지기보다 트위터에서 낯선 이의 공격을 받는 것이 훨씬 낫다’고 응수했다. 앞으로 '저커버그 Vs. 머스크'의 신경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