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기술 그 사이 어딘가…오픈AI의 샘 알트만 해임

2023.11.20 15:04:37

[더테크View] 오픈AI CEO 샘 알트만 전격 해임
새로운 리더십을 이야기하지만 애플과 트위터 전례 떠올라

‘더테크 View’는 더테크 기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칼럼입니다. 각종 테크 이슈, 그리고 취재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색깔있는 관점'으로 풀어냅니다.

 

 

[더테크=조재호 기자] AI업계가 술렁일 소식이 지난 17일(현지시각)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오픈AI의 창업자 샘 알트만(Sam Altman)이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오픈AI의 공식 홈페이지와 외신 보도 그리고 회사 주요 관계자들의 SNS에 따르면 오픈AI의 CEO이자 창업자인 샘 알트만이 회사를 떠난다. 이사회는 최고기술책임자인 미라 무라티(Mira Murati)를 임시 CEO로 임명했다.

 

이번 해임은 파격적인 사건이다. 17일 오후 어떠한 사전 징후도 없이 전격적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샘 알트만은 통보 전날까지 오픈AI CEO로 공식 행보를 진행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직전에 해당 내용을 공유받았다.

 

오픈AI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알트만이 오픈AI 설립과 성장에 이바지한 부분은 감사하지만 의사소통 과정에서 일관성없이 솔직하지 않아 임무 수행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 어떤 부연 설명으로도 이번 해임의 충격을 줄이기엔 부족하다. 알트만 CEO가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 같은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올해를 강타한 인공지능(AI) 광풍의 주역이자 최선단을 달리는 기업의 경영진 교체가 순식간에 진행됐다.

 

다만 이번 해임 과정은 다소 극단적인 경향을 보인다. 되도록 조용히 처리하고 후임자에게 집중될 스포트라이트가 알트먼에게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85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2008년 트위터의 잭 도시 해임과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오픈AI는 ‘이익제한기업(Capped-profit company)’이라는 구조를 보인다. 이사회 아래 비영리 회사와 영리 자회사가 병립하는 구조다. 수익률이 제한된 기업으로 AI 개발 방향과 속도에 대해 늘 갈등이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수석과학자는 이번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생성형 AI의 개발 속도와 안정성 그리고 수익화에 있어 알트만 CEO와 의견 차이가 심했던 인물이다. 이번 발표로 임시 CEO직에 오른 무라티를 비롯한 이사진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AI 기술 활용에 있어 안전성을 강조한 인물들이 전면에 나섰다.

 

 

오픈AI는 지난 6일 GPT-4 터보와 함께 앱마켓처럼 AI 기술을 사고팔 수 있는 GPT 스토어를 예고했다. 엔비디아와 경쟁할 AI 칩을 위해 중동 국부펀드와 소프트뱅크에 자금 지원을 받는 등 공격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하던 알트만 CEO에 대한 반발과 동시에 비영리 기업으로 시작한 오픈AI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의 발전 방향이나 비즈니스 전개에 있어 전면적인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의 비즈니스에 있어 현실과 이상이 조화된 경우가 손에 꼽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상과 현실의 조화는 어려운 길이다.

 

아울러 해고 이후 갈등의 봉합 이전에 일부 직원과 투자자들이 알트만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아직 해임 절차가 완벽히 마무리된 것은 아닌 상황으로 보인다.

 

일련의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트위터의 잭 도시는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 결국 회사로 복귀했다. 이들의 복귀와 함께 해당 기업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한편, 오픈AI가 기술개발과 수익화를 두고 대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반감을 지닌 인원들이 나가 설립한 기업이 앤쓰로픽이다. 앤쓰로픽은 클로드라는 AI 모델을 만들면서 AI 윤리성에 방점을 찍었다.

 

조재호 기자 jjh@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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