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SNE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4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428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약 20.3% 상승한 수치인데,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국의 중국 전기차 견제가 꼽힌다.
올해 1~4월 주요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BYD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Song, Seagull, Dolphin의 판매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는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주력 차종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역성장하며 2위를 기록했다. 미국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3 하이랜드의 생산 초기 단계 이슈와 홍해 분쟁으로 인한 고객인도 지연 그리고 베를린 공장의 방화 사건에 따른 공장 폐쇄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3위인 Geely 그룹은 경형 전기차 Panda MINI는 3.2만대, 중고급형 ZEEKR 001이 3만대 이상 판매됐고 신형 전기차 EX30을 포함한 볼보의 전기차들이 유럽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보다 –1.7% 역성장을 기록하며 7위를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6, EV6의 판매량이 부진한 결과다. 그러나 전기차 성장 잠재력이 큰 북미에서 5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반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출시 계획을 연기하면서 2025년까지느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이후 전기차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58.5%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의 자리를 유지했다. 보조금 중단 이슈로 판매량이 급감했던 지난해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형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서브 브랜드 출시, NEV 의무생산 강화로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됐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보조금이 높게 책정되면서 그 효과가 전기차에 집중되고 있다.
유럽은 지난해보다 2.4p 감소한 22.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과거 BEV 중심의 고성장세르 보였지만 주요 국가들의 보조금 중단으로 인한 수요 둔화가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에 강점을 보이는 현지 업체들의 반발로 규제가 다소 완화되며 전기차 분야의 성장 둔화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IRA 보조금 정책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던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7.2%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비난하며 내연기관차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에서 SNE 리서치는 최근 전기차 시장은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이 약세를 보인다. 전기차 성장에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꼽았다.
글로벌 기술 혁신 비즈니스는 미국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나 현재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관세를 늘렸고 유럽도 이를 검토 중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글로벌 전기차 확산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 악화, 미흡한 충전 인프라, 충전 요금 증가, 저온 주행거리, 선택의 폭 제한 등의 이유로 얼리어답터 이후의 대중들이 전기차를 선택하기 망설이게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로 판매되는 라인업을 살펴보면 중국의 라인업이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고 북미도 선택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수시장 공략을 마무리한 중국업체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견제받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전환 목표는 변함없겠지만 당분간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