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울려퍼진 하정우 센터장의 소신발언

2023.10.11 08:52:15

[더테크View]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산자위 국감 출석
국내 생성형 AI 업계 현실 전달…정책적 결과물로 이어지길

‘더테크 View’는 더테크 기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칼럼입니다. 각종 테크 이슈, 그리고 취재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색깔있는 관점'으로 풀어냅니다.

 

[더테크=문용필 기자] 매년 실시되는 국회 국정감사의 취지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공공기관들이 올바르고 적절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국정감사장의 현실 풍경은 다소 다르다. 정치적 이슈에 매몰돼 정쟁에 나서기 일쑤다. 여야를 막론하고 고성이 오간다. 경제, 사회, 문화,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정부정책과 정치라지만 현실을 잘 모르는 듯한 국회의원의 뚱딴지 같은 질문이나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매년 국감철이 되면 언론에서 ‘코미디’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IT와 테크 영역을 다루는 기자의 관점으로 봤을 때 10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깐이지만 아주 유익한 장면이 나왔다.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이 요청한 증인이 그 주인공이었다.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중 한명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주 유익한 장면’이라고 평가한 이유가 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네이버가 가진 기술적 장점이 있을텐데. 그리고 한국은 AI산업이 발전하기 좋은 환경일텐데 맞느냐”는 양 의원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가 한국어를 잘 쓴다고 하지만 한국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중략) 네이버가 만든 하이퍼 클로바X는 한국 자체의 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러한 차이가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만들 때 큰 품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같은 경우는 AI산업 관점에서 보면 얼리 어답터들도 많고 속도도 빠르지만 반대로 글로벌 AI인덱스 리포트에서 6위를 차지한 것은 커머셜에서의 순위가 좀 낮은데 실제 사업화로 성공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관련기사: 하이퍼클로바X 장착한 네이버 '신무기'는?)

 

하 센터장은 정부의 내년도 AI 연구‧개발 예산 축소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그는 “(정부가)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젊은 연구자들이 입게될 상실이나 피해같은 게 걱정이다. 미래세대들이 공학과 과학쪽의 미래직업으로서의 희망에 우려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 센터장의 소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양 의원이 ‘연구개발 시설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 필요성’을 언급하자 그는 “세액 공제 수준을 넘는 파격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소한 공공영역에서의 활용을 전제로 하더라도 공통투자 같은 파격적인 지원을 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업계에 몸담은 ‘대표선수’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해외 케이스를 조목조목 언급해가면서 충실하게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영국정부의 ‘브릿 GPT’ 지원이나 일본정부의 소프트뱅크 AI기술 지원, 그리고 미국 상원에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모여 논의한 사례를 들었다. “우리나라는 초거대 AI 전세계 3위 국가”라며 “규제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새로운 성장엔진의 도약 기회로 삼는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생성AI을 두고 테크업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다’ ‘대세다’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생성형 AI 경쟁은 그야말로 국가간 전쟁을 방불케 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LLM, 그리고 이에 기반한 챗봇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가진 좋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고 가시적인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지만 덩치에 있어서는 글로벌 기업에 미치기 어렵다. 여기에 국가가 주도하는 중국의 기술력도 무섭다.

 

그런 관점에서 하 센터장의 국감 출석, 그리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국내 생성형 AI 산업의 현주소를 명쾌하게 들려준 시간이 됐다고 본다. 하 센터장의 ‘소신발언’이 업계 관계자들에게 와닿는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적 결과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

문용필 기자 eugene@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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