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비즈니스 서비스를 하나의 장비로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광통신망 기술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 개방적이면서 유연한 구조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ETRI는 ‘애니커넥트(AnyConnect)’ 광액세스 네트워크 기술의 기능 검증을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기술개발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에치에프알, 오이솔루션과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번 검증으로 맞춤형 속도와 광 연결이 필요한 차세대 네트워크 수요를 해결할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광액세스 네트워크 기술은 각 가정에 보급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부터 모바일 기지국, 사무실 빌딩과 공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널리 활용되는 광섬유 기반의 네트워크 망을 말한다.

김선미 ETRI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은 “애니커넥트 기술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중심이었던 수동 광통신망 기술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를 이룬것”이라며 “모바일 서비스 발전과 함께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진 광액세스망 요구사항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애니커넥트 기술은 기존 광통신이 제공하는 고속화와 대규모 연결성을 유지하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25기가 속도를 지녔다. 또한 모바일 장비까지 수용하면서도 개방적이면서 유연한 구조로 되어 있다.

기존 광통신망은 10기가 속도를 제공하는 초고속 인터넷 위주였다. 제조사별 목적 지향적 장비가 혼재되어 폐쇄적이고 경직된 구조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하기에 한계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의 핵심을 ‘가상화 기반 슬라이싱’기술과 ‘디스어그리게이션’기술이라고 밝혔다.

가상화 기반 슬라이싱 기술은 제조사와 서로 기능이 다른 광액세스 장비들을 하나의 장비처럼 관리·제어하고 용도별 맞춤형 네트워크 자원을 제공한다. 아울러 광엑세스망 장비와 모바일 장비 간 패킷전송 정보 교환을 통한 협력대응 대역할당 기술을 개발해 모바일 프론트홀까지 개발된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디스어그리게이션 기술은 기존 광액세스망 장비인 광선로종단장치(OLT, 통신사에 설치된 광액세스망용 광전송 장치)를 하드웨어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장비로 구성하고 표준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애니커넥트 기술은 기존 광액세스망에 장비 업그레이드만으로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광액세스망 재설계에 따른 시간 및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개량형 5G나 6G 통신에도 널리 쓰일 전망이다.

한편, 연구진은 향후 인공지능을 적용해 용도와 목적별로 최적의 네트워크 자원을 지능적으로 제공하면서 50기가급의 속도까지 개선된 차세대 광액세스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광액세스 망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과 미래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국내 산업계 발전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