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의 상호작용, 그 중심엔 ‘비전 센서’가 있다

2024.01.17 07:00:00

AI 프론티어 – 김수훈 델타엑스 대표 下


<上편에 이어…>

 

[더테크=조재호 기자] 델타엑스는 완성차 업체와 협업이 많다고 소개해주셨는데 관련해 최근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3 수준의 상용 차량을 출시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각종 규제나 책임소재 등의 제약이 걸려있는 상황인데요.

 

두 가지 측면의 문제로 보입니다. 첫째로 자동차 산업은 원가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차량에 들어간 하드웨어도 최적화·경량화가 필수죠. 그런데 AI를 구동하기엔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서 적용이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인공지능(AI)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아직 어떤 수준의 최적화나 경량화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점입니다. 따라서 경제적인 차량을 제공하는 부분에서 일정 부분은 타협해 AI의 연산 환경을 고려한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AI 모델의 기술적인 제약과 데이터 구축, 안정적인 연산 환경을 고려한 차량이 출시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데요. 예전에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이 뒤집힌 지붕을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해버린 사고가 있었어요. AI가 학습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인데요. 기술력보단 경험하지 못한 데이터의 문제겠죠. 상상력이 부족했고 데이터가 없었겠죠. 하지만 점점 개선되겠죠. 그래도 아직은 대비하지 못한 시나리오도 많을 거예요.

 

요컨대 하드웨어 환경이나 AI 모델 그리고 다양한 시나리오와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정체되어있던 자율주행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봅니다.

 

자율주행과 AI에 대해 규제의 움직임을 보면 국내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 주의)에 가깝고 미국은 포지티브(Positive, 허용 주의)한 면이 있습니다.

 

제도와 관련해서 위협이 되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법이 없으면 일단 해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법을 만들어 나가는 포지티브한 부분이 있어요.

 

품질 측면에서 꼼꼼하게 준비하고 검토해서 나온 제품이 완성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혁신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뭔가 과감하게 해보려고 해도 제약이 있어서 실패하고 포기하게 되는 케이스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척점을 보이는 중국의 혁신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최근 AI 논문을 보면 중국 사람 이름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어요. 그만큼 투자도 많이 하고 인적 자원도 풍부합니다. 미국에 남는 사람도 있지만 언젠가 자신의 고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영향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겠죠. 이러한 부분은 긴장하면서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어요. 규제 혁신 측면에 있어서 샌드박스라던가 자율주행의 경우 K-City(자율주행 실험도시)를 만들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제도나 시스템, 관련 인프라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서서히 갖춰질 것으로 봅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은 있습니다.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개발 환경이라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결국 시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기술 개발 경쟁이나 B2B 영역은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델타엑스의 홍보 전략이 궁금합니다.

 

저희 기술이 아무래도 B2B 영역에서 진행되니 일반에 알려지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시회를 통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데모도 많이 만들어가고 있구요. 내년엔 조금 더 많은 전시회를 통해 저희를 알릴 계획입니다.

 

지난해 저희가 자동차 전용 칩을 만드는 기업과 함께 AI 모델을 포팅하고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내년에도 이러한 협업은 지속할 예정입니다. 차량용 임베디드 칩을 만드는 메이저 업체는 극히 소수입니다.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나 르네사스, 엔비디아, 퀄컴 정도거든요.

 

이러한 업체와 협력을 지속하면서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비즈니스를 전개한다면 자연스럽게 알려지지 않을까 합니다. 자동차와 관련한 비즈니스인 만큼 스케일 자체가 엄청나니까요.

 

자율주행과 관련한 환경, 자동차 업계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업체가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ISO 26262 인증이나 품질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요구하니까요.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에서 고속으로 돌아가고 경량화나 최적화 문제도 있습니다.

 

올 해를 이러한 모든 것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원년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성과를 소개해주셨는데 로봇에 대해서도 진행중인 부분이 있을까요.

 

아직은 로보틱스와 관련한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함께해볼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최근 테슬라에서 공개한 로봇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랐는데 해당 로봇의 움직임을 보면 어떠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행동이 제어의 영역이란 말이죠. 그 판단과 제어를 하기 전에 환경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눈의 역할이죠.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 판단하잖아요. 눈으로 확인한 부분과 경험을 통해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저희가 개발하는 인지 솔루션은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제어에 다다르는 알고리즘이고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 상호작용)이죠.

 

주변의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차원을 넘어서 로봇이 정말 사람처럼 움직이는데 필요한 인지 솔루션과 이종 간의 대화 방법에 대한 부분도 관심이 있습니다. 마치 아무런 말을 모르는 아이의 행동에도 반응하는 엄마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커뮤니케이션 알고리즘을 만드는 거죠.

 

AI 전망 중 캄테크(Calm-Tech)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평소에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기술을 말하는데요. AI도 특별한 요소보다 점점 자연스러워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AI의 영역도 너무 많아요. 냉장고나 세탁기를 사도 AI 기능이 있다고 하죠.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는 AI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죠. 룰 베이스로 제어했던 영역에서 조금 더 스마트한 부분이 있으면 AI라고 했거든요.

 

지금 발달하는 AI는 그보다 훨씬 더 고도화되고 복잡하면서 사람과 닮은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거고 혁신은 계속될 거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영역의 AI는 점차 일상에 녹아들어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점차 오고 있고요. 사례도 많이 있죠.

 

자동차로 보면 스마트 크루즈나 라인 키퍼 같은 건 처음에 신기하다가 이젠 그냥 당연한 자동차 기술 중 하나가 됐죠. 하지만 그게 AI의 전부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런 영역에 집중하는 회사라면 특별히 AI를 강조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 된다면 자연스러운 부분이 되겠지만 저희가 연구하고 개발해나가는 엣지 AI 영역은 그냥 그렇게 없어져 버리진 않을 것 같아요.

 

최근 AI 기술 개발과 관련해 대부분의 빅테크는 자사의 고유한 기술 경쟁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IBM과 메타를 중심으로 AI얼라이언스라는 동맹과 함께 오픈소스 진영이 뭉쳤습니다.

 

AI가 워낙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데이터 중심) 기술이다 보니까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죠. 학습시키는 것도 돈이고요. 일련의 과정을 작은 기업이 진행하긴 어려워요. 그래서 빅테크가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만들고 오픈소스화하는 부분은 굉장히 좋은 방향입니다.

 

그런데 비용적인 문제를 떠나서 특정 모델이 기업이나 국가에 귀속되면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초기 합의도 있었고요. 저는 이러한 움직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AI가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파고들 수 있는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픈소스로 진행되는 만큼 한계나 제약도 있습니다. 저희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인력들이 많기도 하고요. 업종의 특성상 고객사가 풀지 못한 포인트가 저 끝에 있는 때도 있어서 직접 모델을 만들기도 하고 데이터도 만들어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많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거 같습니다. 공개된 모델은 그 방향대로 그들이 하지 못하는 새로운 혁신이나 아이디어, 시도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저희 나름의 혁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편하게 부탁합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잘 만들죠. 품질도 뛰어나고요. 그런데 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를 소프트웨어라고 할 정도로 콘셉트가 바뀌어 나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고 차와 사람의 상호작용도 굉장히 중요해지거든요. 이걸 연결해주는 센서 중 비전 센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AI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규제나 지원 측면에서도 남들이 안 하는 선제적인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11월 말 핀란드에서 하는 슬러쉬(SLUSH)라는 스타트업 행사에 다녀왔거든요. 깜짝 놀랐어요. 규모도 규모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모여서 혁신을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핀란드 인구가 550만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작은 나라예요.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혁신 행사를 진행하고 있죠. 한국에서도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재호 기자 jjh@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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