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술이라도 융합할 수 있는 AI 기업 '하이퍼놀로지'

2024.06.25 12:00:00

AI 프론티어 - 이남희 하이퍼놀로지 CEO

AI 프론티어,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AI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본 기사는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협력해 회원사들을 소개하고 제품 개발현황과 비즈니스 그리고 AI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눕니다.

 

[더테크= 조재호 기자] 하이퍼놀로지는 컴퓨터에 눈을 달아주는 스타트업이다. 사전 학습된 인공지능(AI)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인식해 제품을 검사하는 AI 비전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비즈니스를 시작으로 별도에 장비 없이 동작을 추출할 수 있는 Mocap 기술 등을 보유한 머신 비전 분야 개발사다.

 

최근 오픈AI와 구글이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 기술에서 음성이나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를 공개한 시점에서 일상생활이나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를 강조했다면 AI 비전은 제조업 기반의 AI 자동화 솔루션 등으로 산업에 특화된 AI다.

 

산업특화 솔루션으로 AI 비전 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여러 스타트업 중 하이퍼놀로지는 쉽고 간편한 AI 도입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입 비용 부담을 줄이고 속도와 안전성에 강점을 보이는 온디바이스(On-Device)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에 더테크는 이남희 하이퍼놀로지 대표를 만나 AI 비전 솔루션과 함께 최근 AI 이슈에 대해 알아봤다.

 

 

하이퍼놀로지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하이퍼놀로지는 2022년 설립된 이미지 기반의 AI 비전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입니다. 현재는 제조업에 특화된 정밀 소재 부품 검사와 관련된 광학 기술까지 융합한 하이테크 기반의 불량 검출이나 비전 검사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 발전에 맞춰 온디바이스와 로봇까지 결합한 AI 비전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연예술 같은 문화나 산업안전 그리고 더 나아가 콘텐츠까지 다뤄보려고 하고 있고요.

 

AI 비전이라는 기술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이미지 기반의 영상 데이터를 가지고 이를 해석하고 어느 부분이 문제나 특이점을 보이는지 찾아내는 분야입니다. 기존 머신 비전이 이미지를 수치화 비교하고 분석한다면 해당 알고리즘으로 어려운 부분에 AI를 써서 특징을 뽑아내는 것입니다.

 

가령 선이나 위치를 찾아내고 비교하거나 특징을 계산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어떠한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을 가지고 그 특징을 알아내야 할 때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수학적으로 풀지 못하는 부분들을 AI 써서 특징점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비전에서 하이퍼놀로지만의 강점을 소개해주세요.

 

AI를 적용할 수 있는 전주기에 모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프로젝트를 어떻게 설정하고 확보해 어떤 모델로 학습하고 적용할 환경이나 장비까지 전 과정을 컨설팅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2년 동안 개발한 부분은 제조업에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6개월 내지 1년까지도 걸린다는 거죠. 데이터 확보만으로도 긴 시간이 걸리니 도입 비용이 상승하고 결국엔 고객 진입이 어려운 이유가 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적은 데이터로도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도입 기간을 줄여줄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고요.

 

또 기존 알고리즘에 맞지 않는 부분이나 작업자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도 있거든요. 이러한 부분을 체크하고 장비를 운용하면서 검출률을 높여 모델에 적용하는 것까지 이런저런 노하우를 많이 쌓았습니다.

 

노하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지금 산업계에서 로봇과 AI를 도입하는 부분은 대부분 정형화된 공정입니다. 특정한 위치로 물건을 옮기거나 이미지 인식 분야도 특정 형태로 단조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작죠. 반대로 저희는 다품종 소량 생산 위주의 제조업이나 비정형화된 부분을 검사하고 로봇으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산업특화형 기술인데,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산업 전반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B사의 반도체 가스 조절 밸브가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제품이 입체적이고 깊이가 있어서 검출이 어려운 직경 4Φ(파이) 규격의 제품인데 10μm 이상의 외관 불량을 검출하는 솔루션으로 진행했고 98% 수준의 높은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금속을 사출하기 위해 판 금형에 크랙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금형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이걸 찍어보지 않고도 사전에 금형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올 하반기에 현장에서 적용해볼 예정입니다.

 

현재 하이퍼놀로지의 AI 비전 서비스를 평가해보자면 어느 정도일까요?

 

저희가 앞으로도 해야 할 부분이 있기에 85점 정도 생각합니다. 100점을 목표로 새로운 기술이나 AI 연구를 지속해 산업 현장에 맞는 범용성 있는 솔루션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디바이스 AI를 강조한 이유가 있을까요?

 

AI 소프트웨어 기술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나 장비 제작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AI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클라우드를 적용하더라도 부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적게는 10분의 1에서 100분에 1까지 줄일 수 있고 관리 비용이나 저전력으로 작동해 친환경적이기도 하고요.

 

온디바이스로 가면 성능이나 검출 시간이 좀 떨어질 수 있지만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고 검사 설비 변경 없이 빠르고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보안 부분에서도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기술을 다양한 산업군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통한 비정형 검사 기술도 개발하고 있는데 저희의 2D·3D 검사 기술에 로봇까지 결합하면 다품종 소량 생산을 진행하는 제조업에도 특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제조업 자체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가고 있는데 AI 검사나 장비 같은 부분은 특정 품목 검사에만 맞춰져 있어서 대량생산품에만 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의 비정형 검사 기술은 한가지 솔루션으로 다양한 품종을 검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하이퍼놀로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AI 비전 이외에도 하이퍼놀로지가 보유한 기술이 궁금합니다.

 

앞서 간략히 소개해드렸는데 모션 기술을 활용한 머신 비전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술력으로 기존의 영상 데이터들을 디지털화해서 사람의 움직임이나 표정들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려고 합니다.

 

이를 해석할 수 있다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장면을 원할 때 액션이나 안무 같은 부분이나 표정 같은 콘텐츠를 재생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특화형 AI와 문화·예술에서 활용되는 모션캡처 기술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개인적인 취향도 조금은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화가 덜 된 분야기 때문에 AI를 접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이나 K-팝 같은 부분은 사례나 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국악 계열은 아직 없어서 욕심도 좀 나고요.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전과 검수나 문화 콘텐츠라도 그 뿌리는 같거든요. 그래서 확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AI 비전을 포함해 업계의 화두가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생성형 AI를 시작으로 온디바이스 관련한 이야기가 올해부터 나오면서 대부분의 이슈를 통합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생성형 AI 관련 학습 방식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퓨샷 혹은 제로샷 러닝이라고 불리는 분야인데요. 훈련 데이터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법입니다. 하나만 알려줘도 열을 알아내는 기술입니다. 이 부분이 제조업 분야로 확대가 되더라고요. 저희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제 좀 적용하고 실증할 단계로 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집약적 산업인데, 빅테크들의 견제가 부담스럽진 않은가요?

 

아직 그런 경쟁을 한다고 보긴 힘듭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사례를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업이 활성화됐다고 보진 않거든요. 저로서는 산업화를 위해 여러 시도를 공유하고 같이 대응할 수 있는 협회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수요처들의 관심과 도입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각자 노하우가 있을 거예요. 영역도 다르고요. 누군가 독식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기술의 발전보다 산업의 성숙도를 키울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AI 산업도 함께할 산업군의 이해도도 올리고 서로 필요한 니즈를 알아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열려야 합니다.

 

관련해 하이퍼놀로지의 생존 전략이 궁금합니다.

 

빅테크처럼 거대한 모델이나 범용적인 AI 같은 영역은 저희가 접근하기 힘든 영역입니다. 오히려 저희는 온디바이스 AI 활성화와 더불어 특정 분야와 기술에 특화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 AI 인재 관련 에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금 격차가 가장 크죠. 일정 이상의 조건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정부에서도 보완책을 마련해줬으면 합니다. 개발자 숫자도 숫자지만 연구 인력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도 공급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다 대기업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금 있는 친구들도 어렵게 모았습니다. 저 역시도 복지나 수익 배분 측면에서 확실한 친구들을 원하고요.

 

하이퍼놀로지의 비전과 전망이 궁금합니다.

 

저희 비전은 AI를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의 모토가 기술보다 융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떤 기술이라도 융합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이나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AI는 유망합니다. 그런데 이 유망함을 넘어 수익을 만들어가고 성장을 하려면 AI 기업들이 모여 방향성을 논의하고 시장을 만들어가면서 서비스는 어떻게 하고 산업화를 진행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회의 장이 열리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같은 것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비즈니스와 관련한 사례 발표 같은 부분은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거든요. 수익을 만들어 봤거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법을 찾아볼 수 있는 자리도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AI 모델 인증이나 검증 같은 표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협회나 기관에서 노력 중인 부분인데, 이러한 지원이 갖춰지면 일차적인 신뢰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재호 기자 jjh@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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