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에서 클래스팅의 강점은 양질의 데이터"

2024.03.08 09:00:00

AI 프론티어 –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下

<上편에 이어…>

 

 

[더테크=조재호 기자] 선생님에서 창업가로 그리고 인공지능(AI)이라는 첨단 산업을 도입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모든 과정이 다 쉽지 않았죠. 선생님 시절부터 느꼈던 점이지만 교실을 디지털화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시간이 드는 일이거든요. 교육 시스템상 매년 한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신학기 철이죠. 이 시기를 놓치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하거든요.

 

교단에 있었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기에 창업하면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그 과정에서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인제야 시장이 열린 셈이죠. 에듀테크나 AI 같은 서비스를 학교에서 필요로 해야 예산이나 시장이 만들어지는데 그땐 없었거든요.

 

클래스팅이 AI 시스템을 공교육과 접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부터인가요.

 

저희가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 기준이라면 2015년입니다. 러닝 카드라는 프로젝트였는데 학생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인화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콘텐츠를 모으고 표준화하고 엔진을 만드는 등 여러 시도를 거쳐 클래스팅 AI 러닝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한 것은 2019년이네요. 그때부터 유료화를 진행했고요. 그때만 해도 일부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조금씩 퍼져나갔습니다.

 

이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이 이슈로 떠오르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인식의 전환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화상 교육 관련 시장이 열렸는데, 저희 주력 분야는 아니었어요. 자원도 부족했고 저희 미션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대신 디지털 전환이 많이 되면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였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이제 AI로 개인화된 교육을 계속 고도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12년이라는 긴 시간 에듀테크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고객들이 저희 서비스를 쓰고 좋은 피드백을 주셨을 때겠죠.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고객의 판단이니까요.

 

저희의 주 고객은 선생님인데 한 학기나 1년을 써보고 이전에 하지 못했던 개인화된 교육이라던가 교육의 질 자체를 높여 학생이나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혹은 내가 앞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클래스팅 같은 솔루션이 없으면 수업하기가 정말 어려울 거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없던 것을 만들어 인식의 변화를 이끈 것이니까요. 실제로 처음 클래스팅을 접하는 선생님들은 이게 내 업무에 도움이 되기 이전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면서 반신반의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보통은 한 학기 정도면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바뀝니다. 공지나 과제, 학생 평가 등에서 버튼 하나면 자동화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다 종이로 출력하고 일일이 평가하던 부분을 개인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기도 하고 보다 디테일한 검토를 할 수 있습니다.

 

AI 도입과 함께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화두지만 교육 분야는 이러한 변화에 보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장년층의 선생님들에겐 접근이 힘들지 않았을까요.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기도 했습니다. 또 변화라는 것에서 교육이 그중에서 공교육이 가장 변화가 늦은 편이기도 했었죠. 그런데 코로나나 디지털 전환이 의무화가 되고 막연하기만 했던 AI 기능을 제품으로 써보니까 피부에 와닿고 도움이 된다고 느끼시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저희는 AI 제품이 따로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클래스팅이라는 학습 관리 시스템(LMS)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AI 기능이 하나의 버튼 혹은 기능으로 추가된 형태였습니다. 또 AI 유행 이전인 2019년부터 프리미엄 기능으로 쓰던 개념이었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고도화한 서비스였습니다.

 

최근엔 공교육에서 AI를 통한 개인화 교육이라는 주제로 다루고 있어서 많은 선생님이 연수를 통해 기존 사례를 공유하고 소개가 되는 상황입니다. 교육부 주관으로 방학 시즌 연수를 통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면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에 AI를 도입하거나 상품화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클래스팅의 강점이 궁금합니다.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AI 기술 기업들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축적했고 이를 쌓을 수 있는 서비스를 보유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AI 모델은 워낙에 좋은 게 많이 나오고 공개되고 있으니까요. 모델의 성능이 비슷하다면 데이터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은 차이를 보입니다.

 

클래스팅은 공교육 분야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10년 이상 축적한 기업이고 지금도 개인화 교육을 위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AI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학습시킬 수 있는 해당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입니다.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관리 체계가 있을까요?

 

클래스팅은 예전부터 계정 데이터와 각 서비스의 데이터를 분리해 저장하는 등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클래스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85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다수의 교육청에 클래스팅 서비스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필수 심사 과정인 국가정보원의 보안성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최근에는 인프라 보안팀을 구성하고 보안 전문가를 채용해 CSAP(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 인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 서비스인 만큼 콘텐츠의 정확도나 품질에 민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교육 서비스인 만큼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AI 오류) 현상에 더욱 민감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적용하지 않고 내부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선생님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등 중간에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고도화되더라도 저희가 중간에서 정제된 기술로 만들어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간자적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오랫동안 하고 있어 회사 내부에서도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에듀테크 업계를 전망해보자면 어떤 키워드나 이슈가 있을까요.

 

올해도 AI 같습니다. 코로나 시기만 해도 VR, AR,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의 여러 테마가 있었지만, 지금은 AI로 모두 귀결되는 분위기입니다. 또 공교육에서는 개인화 교육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데 이걸 잘 할 수 있는 것은 AI입니다. 워낙 핵심 기술이기도 하고 올해뿐만이 아니라 한동안은 계속 주된 화두일 것 같습니다.

 

교육학 측면에서도 AI를 도입한 교실과 그렇지 않은 교실의 비교 같은 논문들이 계속 나오면서 효과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기술을 도입해보자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1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AI 영역에서 SaaS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 중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어낸 기업이 드문데 그중 하나가 되었다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기술 도입이 늦고 힘든 공교육 분야에서 이러한 전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이라는 분야가 신뢰를 쌓기 어려운 분야지만 한번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 로열티가 많이 생기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게 단발적인 부분이 아니고 매년 성장할 것 같아서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다양한 아이템으로 시장에 뛰어들 교육 관계자들이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해주실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공교육뿐만 아니라 어떤 산업에서 시장이 열리려면 자본이 유입되고 규모가 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되니까요. 이러한 생각이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 분야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벌자고 창업하자는 생각보다는 어떠한 미션. 거시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어떠한 미션을 위해 창업을 하고 그걸 위해 비즈니스 모델이 생기는 방향으로 조금은 탑다운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 시장이 있으니 돈을 벌어야지 하고 진입하면 버티기 힘들거든요. 참 어려운 시장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한국인공지능협회 잘 부탁드리고 AI 기업으로서 협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재호 기자 jjh@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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