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카이스트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간의 사고력 자체를 증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운 AI 상호작용 패러다임으로 스마트 교육, 인지훈련 등 인간의 추론 학습 분야에 적용이 기대된다.
카이스트는 이상완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추론 능력을 유도해 인과관계의 학습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뇌 기반 AI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요소에 대한 인과관계를 학습하고 공부할 때 지식의 조각들을 조합해 통합적인 지식을 습득한다. 이러한 과정은 점진적으로 추론하는 베이시안 모델 또는 특정한 상황에서 한번의 경험으로부터 빠르게 결론을 도출하는 고속추론 또는 원샷 추론이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인간의 원샷 추론 과정을 모델링하고 전두엽과 해마가 이러한 과정에 관여함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해당 모델의 인간의 원샷 추론 과정을 특정한 상태로 유도하기 위해 알파고에 활용된 심층 강화학습을 접목했다.
연구팀은 126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인과관계 학습 및 추론 실험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했을 때 단순 반복 학습 대비 최대 40%까지 학습 효율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나아가 오랜 시간 걸쳐 신중하게 학습하거나 몇 가지 단서만을 조합해 빠르게 결론을 도출하는 것 같은 개인별 학습 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이상완 교수는 “이번 기술의 잠재력은 인공지능의 방대한 지식을 인간이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며 “챗GPT와 같은 언어 인공지능에서 추출된 정보를 인간이 빠르게 학습할 수 있게 변환하거나 게임, 가상현실 콘텐츠를 최적화해 몰입도를 높이거나 조절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사고체계에 대한 뇌과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원샷 추론과 같은 인간의 잠재적 능력을 극대화한다. 이 기술은 차세대 AI의 중요한 도전과제 중 하나로 뇌 기반 AI 기술은 인간과 유사한 사고체계를 바탕으로 가치 판단을 진행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인간과 AI의 협업 분야에서 AI의 신뢰성과 윤리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기술은 국내 및 해외 특허 출원된 상태로 카이스트의 기술설명회(테크페어)에 소개된 바 있다. 연구팀은 뇌 기반 인공지능 원천 기술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9년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구글 딥마인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IBM 연구소, 옥스퍼드 대학 등 다양한 해외 연구팀들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시뮬레이션 기반 실험 디자인을 이용한 인간의 인과관계 추론과정 제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오픈 액세스 저널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1월 호 온라인판에 1월 30일 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