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해외법인 유보금을 적극 활용해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에 나섰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 행보에 나선다는 점에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분야에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59억 달러 규모로 진행될 이번 투자는 경영실적 호조에 따라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의 자금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 늘렸다.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번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으로 자본 리쇼어링(Reshoring, 본국 귀환)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이번 투자를 결정한 이유로는 △법인세법 개편 △차입금 감소로 인한 재무건전성 재고 등이 있다.
현대차는 배당금을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및 기아 오토랜드(AutoLand)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 활용한다. 국내 전기차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의 본사 배당액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 2년(2021년~2022년)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2020년 2조 7813억을 기록한 현대차에 영업이익은 2021년 6조6789억, 2022년 9조 8198억으로 급상승했다.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은 3조 5927억으로 역대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으로는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 있다. 기아는 미국법인(KUS)과 오토랜드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