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문용필 기자]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90%이상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결과가 나온데다가 하반기 반등 요소들이 남아있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7일 2023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60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이 채 6000억원도 되지 않았던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성적표다.
63조7500억원의 매출, 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기 대비 각각 5.88%, 6.25% 감소한 결과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22.28%, 영업이익은 95.74% 줄었다. 어디까지나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한 ‘잠정실적’이라는 점에서 최종 결산 결과를 봐야겠지만 또다시 ‘실적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손실 4조원대…‘반도체 해빙기’ 언제쯤?)
단순히 ‘숫자’만 보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당초 예상됐던 실적에 비해선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연합인포맥스는 최근 1개월 이내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했는데 2분기 영업이익이 1812억원으로 전망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 리피니티브(Refinitiv)의 ‘Smart Estimate’를 인용해 5550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잠정실적이기 때문에 사업 부문별 자세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의 적자추세가 2분기 실적에도 계속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의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과 낸드 플래시 일부 제품의 ASP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지난 5월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역시 갤럭시S23 라인업이 등판했던 1분기에 비해 다소 저조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 이지만 반등 요소는 엄연히 존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이른바 글로벌 ‘메모리 3강’이 감산에 나선 효과가 하반기부터는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의미있는 수준까지”…‘어닝쇼크’ 삼성전자, 메모리 감산 공식 선언)
여기에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를 지닌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첨단 공정과 고부가제품에 대한 비중을 늘려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더와 Z플립의 신제품 또한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어서 MX(모바일) 사업 분야에서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잠정 실적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