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지영 기자]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밀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파의 유입·이동 경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KAIST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반 군중 밀집 예측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은 17일 군중 밀집 상황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AI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성과는 데이터마이닝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대회 ‘KDD 2025’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군중 밀집 현상을 단순 인원수 증감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수의 사람이 있어도 어디에서 유입되고 어떤 방향으로 빠져나가는지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래프(time-varying graph)’ 개념을 도입했다. 특정 지역의 인구수(정점 정보)와 지역 간 인구 흐름(간선 정보)을 동시에 분석하는 방식이다. 기존 연구가 한쪽 정보만 활용했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예컨대 특정 골목 A의 현재 인구수만 보면 위험 신호를 감지하기 어렵지만, 인접 지역 B에서 인파가 계속 A로 몰려드는 흐름까지 함께 분석하면 곧 A가
[더테크 이승수 기자] KAIST(총장 이광형)는 최근 캠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 창업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한국형 로봇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KAIST 오준호 교수가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계적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앞세워 상장에 성공하며 로봇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설립한 재활·의료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 역시 상장에 성공해 KAIST 출신 로봇 창업 기업들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창업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 푸른로보틱스(2021, 함현철), 위로보틱스(2021, 이연백), 라이온로보틱스(2023, 황보제민 교수), 트라이앵글로보틱스(2023, 최진혁), 유로보틱스(2024, 유병호), 디든로보틱스(2024, 김준하) 등이 사족보행, 협동로봇, 웨어러블, 자율보행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창업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황보제민 교수가 창업한 라이온로보틱스는 최근 SBVA,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산은캐피탈, IBK기업은행, IBK벤처투자 등 국내 주요 투자사로부터 총 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의
[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대 익명 네트워크 ‘토르(Tor)’의 보안 취약점을 규명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면서, 글로벌 보안 연구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KAIST는 전산학부 강민석 교수 연구팀이 지난 8월 13~15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유즈닉스 보안 학술대회(USENIX Security 2025)에서 우수논문상(Honorable Mention Award)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유즈닉스 보안 학술대회는 구글 스칼라 h-5 인덱스 기준 보안·암호학 분야 세계 1위 학회로, 수상 논문은 전체의 약 6%만이 선정되는 권위 있는 성과다. 연구팀은 토르 익명 웹사이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거부(DoS) 공격 취약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실험 결과, 단 2달러의 비용으로도 웹사이트 마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으며, 기존 보안 기법이 오히려 공격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취약점 발생 원리를 규명하고, 토르가 익명성과 이용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토르 개발진에 전달돼 현재 패치가 점진적으로 적용되고
[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차세대 다성분 다공성 물질(MTV) 설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맞춤형 신소재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며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KAIST는 9일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수백만 가지 MTV 설계 공간을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MTV는 여러 종류의 유기 리간드(링커)와 금속 클러스터 등 ‘빌딩 블록’ 물질을 조합해 만드는 다공성 소재로, 구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어 ‘분자 수준 레고 블록’으로 불린다. 가스 흡착·분리, 촉매, 센서, 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구성 성분이 늘어날수록 가능한 조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고전 컴퓨터로는 막대한 경우의 수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TV 구조를 ‘그래프(지도 위 연결망)’ 형태로 표현하고, 이를 양자컴퓨터의 큐비트에 매핑했다. 이후 ‘어떤 블록을 어떤 비율로 배치하면 가장 안정적인 구조가
[더테크 이지영 기자] 기업들이 오랫동안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활용해 온 관계형 데이터베이스(DB)는 거대 AI 모델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 데이터 불일치, 복합 질의 처리의 한계가 드러나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그래프-관계형 DB 시스템을 개발, 산업 현장 적용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AIST는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관계형 DB와 그래프 DB를 완전 통합해 질의를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DB 시스템 ‘Chimera(키마이라)’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Chimera는 국제 성능 표준 벤치마크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최소 4배에서 최대 280배 빠른 성능을 입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프 DB는 데이터를 정점과 간선으로 표현하는 구조로, 사람·사건·장소·시간처럼 복잡하게 얽힌 정보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최근 AI 에이전트, SNS, 금융, 전자상거래 등에서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계형 DB와의 복합 질의 수요가 늘었고, 이를 반영해 관계형 질의 언어(SQL)에 그래프 탐색 기능을 확장한 신규 표준 언어 ‘SQL/PGQ’도 제안됐다. 문제는 기존 접근
[더테크 이승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의 ‘꿈의 기술’로 불리는 리튬메탈전지의 최대 난제인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성과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0km 주행, 누적 30만km 이상 수명, 12분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배터리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KAIST는 4일,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운영 중인 프론티어 연구소(FRL)에서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흑연 음극을 리튬메탈로 대체해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충전 과정에서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체인 덴드라이트(Dendrite)가 형성돼 수명과 안정성을 해친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급속 충전 시 덴드라이트가 심각하게 발생해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것이 기술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FRL 공동연구팀은 덴드라이트 발생의 근본 원인이 리튬메탈 표면에서 일어나는 불균일한 계면 응집 반응임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해액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 전해액은
[더테크 이승수 기자] KAIST는 3일 ‘2025년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사업’ 킥오프 미팅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에서 최종 선정된 KAIST는 3년 6개월간 총 136억 5천만 원을 투입해 ‘로봇 밸리(Robot Valley)’를 조성한다. KAIST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혁신 로봇기업을 육성하고, 대전을 글로벌 로봇산업 거점 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한다. 이번 사업에서 집중하는 분야는 인간과 공간·역할·감정을 공유하는 ‘인간친화형 로봇(HFR)’이다. KAIST는 로봇 기술 사업화, 창업·투자 생태계 지원, 상용화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기술개발에서 창업·성장,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KAIST와 엔젤로보틱스, 유로보틱스 등 선도 기업이 구동기·AI·표준 데이터 같은 공통 요소기술을 공유하고, 스타트업은 이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과제에는 김정 기계공학과 교수(총괄책임자)를 비롯해 명현, 공경철, 이건재, 배석형 교수 등 KAIST 로봇 분야 핵심 연구진이 참여한다. KAIST 기술가치창출원과 대전테크노파
[더테크 이지영 기자] 차세대 메모리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의 작동 원리가 KAIST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빠른 속도와 높은 데이터 보존 능력, 단순한 구조를 갖춘 ReRAM은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차세대 후보로 꼽혀왔으며, 이번 성과는 고성능·고신뢰성 메모리 개발의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박상희 교수 연구팀과 협업해 산화물 기반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정밀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현미경을 결합한 다중모드 주사 탐침 현미경(Multi-modal SPM)을 활용해 △산화물 박막 내부 전자의 흐름 통로 △산소 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소거하는 과정에서 전류 변화와 산소 결함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TiO₂) 박막에 전기 신호를 가해 메모리 기록·소거 과정을 구현하며, 전류 변화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 때문임을 나노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의 이동 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잘 흐르고, 결함이 흩어지면 전류가 차
[더테크 이지영 기자] KAIST가 전라북도, 전북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한 ‘피지컬 AI 핵심기술 실증(PoC, Proof of Concept) 시범사업’을 공동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서 KAIST는 연구 총괄을 맡으며, 향후 총 1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본격 실증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올해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향후 5년간 추진된다. KAIST는 ‘협업지능 피지컬 AI’를 주제로 연구 기획을 주도했으며, 전북대와 전라북도는 공동 연구 수행과 함께 전라북도 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목표는 전북을 글로벌 피지컬 AI 허브로 구축하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시공간 개념을 이해해 로봇, 자율주행차, 공장 자동화 기기 등 물리적 장치가 사람의 지시 없이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특히 협업지능 피지컬 AI는 공장 내 다수의 로봇과 장비가 협력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며,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제조 등 ‘다크 팩토리(무인 공장)’ 구현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업의 총괄 책임자인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016년부터 협
[더테크 이지영 기자] 로봇이 전선·의류·고무줄처럼 형태가 자유롭게 변형되는 물체를 다루는 기술은 제조·서비스 산업 자동화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그러나 변형 물체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워 로봇이 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조작하는 데 큰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21일 전산학부 박대형 교수 연구팀이 불완전한 시각 정보만으로도 변형 물체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는 ‘INR-DOM’ 기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로봇이 관측한 부분적인 3차원 정보만으로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포함한 물체의 전체 형상을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효율적인 조작 방식을 학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특히 강화학습과 대조학습을 결합한 2단계 학습 구조를 적용해 기존 대비 월등히 높은 성공률을 달성했다. 실험 결과, 고무링 끼우기·O링 설치·꼬인 고무줄 풀기 등 난이도 높은 과제에서 기존 최고 성능 기술보다 현저히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꼬임 풀기 작업에서는 성공률이 75%에 달해, 기존 기술(26%)보다 약 49%포인트
[더테크 이지영 기자] 컴퓨터 보안의 핵심 요소인 난수는 비밀키나 초기화 벡터 생성에 활용되며,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안 시스템의 근간을 이룬다. 이를 위해 결정론적 난수 발생기가 사용되지만, 기존 기술은 안전성과 속도 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KAIST는 전산학부 이주영 교수 연구팀이 치환 기반 결정론적 난수 발생기의 안전성을 분석하는 새로운 이론적 기틀을 마련하고, 동시에 속도를 극대화한 새로운 구조를 설계했다고 20일 밝혔다. 결정론적 난수 발생기는 블록 암호와 해시 함수, 치환 등을 활용해 무작위처럼 보이는 난수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생성된 난수는 암호 알고리즘 전반에 쓰이며, 전체 보안 시스템의 안정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효율성과 안전성 개선은 암호학 연구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치환 함수는 SHA-3 해시 함수에도 쓰이는 암호학적 핵심 요소지만, 그동안 난수 발생기는 스펀지 구조에 의존해 출력 효율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기존 안전성 증명 방식인 ‘게임 호핑’ 기법은 실제 가능 수준보다 낮게 평가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증명 과정을 단순화한 새로운 방식을 제안, 치환 기반
[더테크 이지영 기자] 노화가 진행되면 세포 내 DNA와 단백질의 품질이 저하돼 다양한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RNA 수준에서 노화와의 직접적 연관성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 18일 국내 연구진이 RNA 품질 관리에 관여하는 ‘PELOTA(펠로타)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KAIST는 18일,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 서진수 교수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광표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PELOTA는 mRNA가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류를 감지·해결해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널리 쓰이는 모델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PELOTA의 기능을 분석한 결과, 이 단백질이 장수에 필수적임을 밝혀냈다. 정상 개체에서 PELOTA를 과발현시키면 수명이 연장됐으며, 이는 비정상적인 mRNA 제거를 통한 리보솜 기반 품질 관리가 장수 유도의 핵심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리보솜 품질 관리 시스템이 세포 성장과 에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