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뉴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이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KSTAR에서 1억도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를 얻는 새로운 운전 방법을 발견하고, 이의 원인을 규명한 관련 논문을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태양과 같이 핵융합 반응으로 지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초고온·고밀도 상태의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장시간 안정적으로 가두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핵융합 연구자들은 관련 이론 연구 및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에서의 실험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플라즈마 운전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 연구팀은 2018년 KSTAR에서 다른 실험을 진행하던 중 의도치 않게 1억도 플라즈마를 얻게 됐는데, 데이터 분석 결과 다른 실험과 달리 새로운 기작으로 플라즈마의 성능이 향상됐다는 것을 착안하게 됐다.
이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도 다른 과정을 통해 비슷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국내외 연구진과 KSTAR 실험 분석 및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고에너지 이온의 높은 분포가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을 낮추고, 플라즈마 성능을 향상한다’는 사실을 밝혀 새로운 고성능 운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021년 세계 최초로 1억도 30초 운전에 성공했다.
나용수 교수는 이 새로운 운전 시나리오를 FIRE (Fast Ion Regulated Enhancement) 모드로 명명했다.
FIRE 모드는 유럽 연합,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한국이 건설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기본 운전 방법보다 높은 플라즈마 성능을 보이면서 중대한 불안정성이 발생하지 않고, 운전 제어도 쉽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네이처(Nature)지 게재는 지난 몇 년간의 KSTAR에서 이룬 초고온 장시간 운전 성과의 독창성이 일반 학계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의가 있다. 관련 연구 성과는 고에너지 이온의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 ITER 및 핵융합 실증로 운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용수 교수는 “FIRE 모드는 플라즈마 가열 시 발생한 높은 에너지의 입자들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해 플라즈마 온도를 급격하게 높이게 된 운전 모드”며 “예측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다가 새롭게 얻어진 창의적 결과물로 한국의 핵융합 연구가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박상진 학생은 “연구 결과를 대중에 보여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저널에 게재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많은 기관과 협업을 통해 본 플라즈마에 대해 더 깊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핵융합 플라즈마 연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국내 핵융합 연구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게재됐으며, 나용수 교수 단독교신저자로 9월 8일 자에 게재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