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한국 R&D, 美‧中에 비해 투자 크게 낮아

전경련, R&D 투자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 발표, 美‧中합쳐 60% 점유,
한국은 53개 불과, 특정기업 ‘쏠림 현상’도 숙제

 

[더테크=문용필 기자] 한국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미국이나 중국, 일본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특정 기업에 대한 R&D 쏠림 현상도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R&D가 국가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중요 요소임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투자확대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R&D 투자 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2021년 12월 말 기준)의 국가별 현황을 분석해 25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미국기업이 822개(32.9%)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기업은 678개(27.1%)로 2위를 차지했다. 두 나라의 비중만 더해도 60%에 이르는 셈. 일본(233개, 9.3%)과 독일(114개, 4.6%)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은 53개 기업만이 포함돼 2.1%에 머물렀다. 대만(84개)과 프랑스(57개), 스위스(55개)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다만 투자 액수를 따져보면 약 377억 달러를 기록해 6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218억 달러)에 비하면 1.7배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 규모에서도 2위를 차지한 중국의 경우엔 같은 기간 224억달러에서 2155억 달러로 거의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인 미국도 2129 달러에서 4837억 달러로 2.3배 늘어났다.

 

특히 한국의 R&D 투자에 있어서 상위 기업에의 편중 현상은 G5나 중국에 비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R&D 투자가 전체 투자의 절반(49.1%)에 가까웠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R&D ‘톱5’기업까지 확대하면 그 비중은 75.5%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엔 1위 기업(알파벳)의 R&D 비중에 6.3%, 톱5로 확대해도 23.7%밖에 되지 않았다. 중국 역시 톱5 비중이 22.2%, 일본은 26.1%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G5 중 톱5 비중이 가장 높았던 영국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52.4%)였다.

 

 

이와 관련,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등 R&D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친 R&D 투자활성화와 1위기업에 대한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적극적인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엔, 반도체 설비 건설 및 장비‧특수공작기계 등에 대해 25%의 투자세액을 공제하고 있으며 일본은 R&D 투자 증가기업의 세액한도를 25%에서 30%로 상향했다.

 

한편, 전경련이 공개한 국가별 상위 R&D 투자기업 현황을 보면 한국의 경우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순이었다. 미국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텔 등 이른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톱5를 형성했다.

 

중국은 화웨이와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건축공정(CSCEC), 바이두 순으로 R&D 투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일본은 토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NTT, 소니, 타케다제약 등 비교적 업종이 다양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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