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RA, 생산기반 조기 구축·공급망 다변화 해야"

 

[더테크 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인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 생산기반을 조기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이차전지 산업의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국내 자동차 산업과 이차전지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29일 'IRA의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IRA 발효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그 이유로 미국 내 생산기반 부재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가격경쟁력 열위에 처하게 된 점을 꼽았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도 IRA가 요구하는 배터리 관련 규정 충족이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근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북미지역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장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IRA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IRA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내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을 최대한 앞당기고 향후 펼쳐질 미국과의 실무협상에서 우리 이익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IRA는 미국 내 물가상승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 전기자동차 세액공제 요건 변화 규정을 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산업 및 이차전지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피해 본질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하락에서 나온다고 내다봤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미국내 생산 기반 부재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를 국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21년도에는 4.7%에 불과했으나 2022년 1월~7월 누계 기준으로 총 50,809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9.1%까지 끌어올려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아이오닉5, EV6 등이 최근 호평을 받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었던 현대차․기아에게는 IRA 발효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은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IRA 발효는 지난 8월 9일 발효된 반도체와 과학법과 더불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여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미국 지도부의 의도가 입법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미국내 전기차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IRA 배터리 규정에 부합하는 이차전지 공급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할지 여부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게 IRA는 단기적으로는 일부 피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으나 리튬, 흑연 등 핵심 광물의 생산과 정제가 중국 등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시작되는 IRA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 충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거래하는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미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나소닉 등 미국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배터리 기업들도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 해도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홀랜드와 오하이오에서 운영 중인 독자 공장에 이어 GM 및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4개의 신규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다. 

 

SK온은 기존 조지아 공장 증설 외에도 Ford와 합작으로 2개의 공장 신축을 추진 중이며, 삼성 SDI도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2025년까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의 북미지역 생산 기반 확대 추세가 규모와 속도 양면에서 모두 경쟁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고 우리 기업들이 GM, Ford 등 미국에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보유하고 있어 IRA 발효가 중장기적으로는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끝으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배터리 원료․소재․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유럽연합에서도 미국의 IRA와 유사한 원자재법 추진을 통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면서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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