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불끄는 얼음’ 가스하이드레이트 소화탄 개발

투척·원격조종으로 접근 어려운 특수화재 현장 초기 진화 가능성 높여

 

[더테크 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연구팀이 접근이 어려운 화재현장에서도 신속·정확하게 불을 끌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소화탄 개발에 나선다. 

 

생기원 에너지소재부품연구그룹 이주동 박사 연구팀은 소방·방재용 가스를 함유한 가스 하이드레이트 소화탄을 제조하고, 국가적 차원의 현장 적용을 위한 ‘소방방재용 가스 하이드레이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동해 해저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저온·고압 상태에서 물 분자 내에 메탄이 결합된 결정체로, 연구팀은 메탄 대신 소화가스를 저장해 불을 끌 수 있는 원리를 밝혀냈다. 

 

가스를 저장하려면 일반적으로 고압용기에 압축해야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경우 물 분자의 수소결합이 고압용기 역할을 해 별도의 저장용기 없이도 50~120배 더 많은 소화가스 저장이 가능하다. 

 

소화가스가 압축된 고체형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얼음과 비슷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휴대성·기동성이 높기 때문에 산지, 초고층건물, 해양플랜트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특수화재 현장에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펌프 성능의 한계로 15층 이상 물을 분사할 수 없는 초고층건물의 경우 드론 등에 탑재해 화재 현장에 투척할 수 있어 대형화재로 번지기 전 초기 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소화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할로겐족 소화가스를 사용하는데, HFC-125 등의 청정 소화가스는 절연성이 뛰어나고 화염에 대한 연쇄 반응 차단 효과도 크다.

 

나노크기의 가스하이드레이트 결정 구조 내에 청정 소화가스를 물리적으로 포획시킨 형태로, 화염에 닿으면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물과 소화가스가 분출되어 불을 끌 수 있다. 

 

이때 주위의 열을 흡수하는 성질도 띠고 있어 불 머리를 잡는 데 유리하며, 해리 시 가스하이드레이트 1kg 당 약 300~500kJ의 열을 흡수한다. 

 

연구팀은 ‘불타는 얼음’으로 알려진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응용한 ‘불끄는 얼음’ 원천특허를 획득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소화용 가스하이드레이트 제조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연구를 이끈 이주동 박사는 “오랜 기간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연구를 진행해 오던 중 물의 격자구조 내에 다량의 소화가스가 충진되는 현상을 확인하고 소화탄 기술을 연구하게 됐다”며 “특수화재 현장의 소방·방재 시스템을 구축하는 R&D를 통해 대형화재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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