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뉴스] SK텔레콤(이하 SKT)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미래먹거리’를 활발히 발굴하고 있는 가운데 SKT가 ‘버추얼 프로덕션’(VP) 사업 강화에 나섰다.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기업과의 연합전선을 펴는 형태다. 최근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VP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행보다.
SKT는 엑스온스튜디오, 그리고 AUX 미디어와 VP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3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엑스온스튜디오는 VP 분야의 국내 선두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AUX 미디어는 4개의 자체 보유 스튜디오를 보유한 싱가포르 기업이다.
이번 협약은 노하우 상호 공유와 기술 제휴를 위한 시너지 창출이 목적이다. SKT와 엑스온스튜디오는 경기도 판교에 VFX(시각효과) 스튜디오인 팀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차량주행 장면이나, 화보,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AUX 미디어의 경우, 온·오프라인 융합형 기업 이벤트와 관련해 다수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것이 SKT의 설명이다. 3사는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노하우 교육을 서로 공유하는 형태로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제휴에도 나선다.
VP란 쉽게 말해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가상현실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영상콘텐츠가 ‘선 촬영, 후 CG(컴퓨터그래픽)’ 작업방식을 사용했다면 버추얼 프로덕션은 대형 LED 디스플레이에 가상 배경을 만들어 촬영하기 때문에 곧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배경을 콘텐츠에 입힐 수 있기 때문에 해외 로케이션이나 세트 구축 등의 물리적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같이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VP기술은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SKT는 지난해 오픈한 팀스튜디오를 통해 광고 등 타 제작사들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형식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SKT관계자는 <더테크>와의 통화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사업을 그간) 해 온 만큼 노하우가 축적됐다”며 “(향후 사업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고와 영화, OTT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시장 규모는 18억2000만 달러였으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8.2%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SKT와 덱스터 스튜디오, CJ ENM, 비브스튜디오 등의 기업들이 VP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제6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을 발표하면서 VP 공공스튜디오를 대전과 서울에 조성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VP에 대한 콘텐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VP는 제작방식의 특성상 최첨단 디스플레이 산업과도 연결된다. 일례로 지난해 5월 개관한 CJ ENM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에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이 설치됐다. LG전자는 지난 1월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2023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체험 공간을 마련한 바 있다.
한편, SKT는 이번 업무협약이 버추얼 스튜디오에 AI기술을 적용하는 목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