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칩 설계 넘어 시제품 제작하는 이유는?

파이낸셜타임스, Arm의 반도체 시제품 제작 보도
파운드리 진출보다 인텔과 협력 강화 연장선으로 해석

 

[더테크 뉴스] 영국의 팹리스(설계 전문) 반도체 기업 Arm이 반도체를 제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중인 인텔과 협업 관계를 맺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조사를 겸하려는 의도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각)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의 Arm이 새로운 반도체 칩을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rm은 ‘솔루션 엔지니어링 팀’을 꾸려 시제품(prototype)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팀을 이끄는 캐보크 캐치시안은 퀄컴에서 SoC(System on a Chip)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을 설계했다.

 

일각에서는 Arm이 파운드리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Arm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사에 설계 라이센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심이다. 

 

실제로 Arm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라이선싱과 로열티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중 라이선싱 매출은 지난해 대비 65% 증가한 3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지닌 팹리스 기업인 Arm이 퀄컴과 애플, 삼성전자 같은 파트너 혹은 고객사와 생산까지 경쟁할 이유는 부족해 보인다. 반도체 산업이 설계와 생산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공장을 지으면서 170억 달러(약 22조)를 투자했고, 2024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다.  해당 계획이 발표된 것은 2021년 11월의 일. 가동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대만의 TSMC도 2020년 120억달러를 들여 피닉스에 생산 공장을 지으면서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했다.

 

오히려 Arm의 시제품 제작 소식은 인텔과 맺은 협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인텔은 12일(현지시각) Arm과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의 모바일 반도체 개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팻 갤싱어 인텔 CEO는 "IFS의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팹리스 기업에게 새로운 옵션과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Arm의 설계 기술과 IFS의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여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행보다.

 

FT도 “Arm이 직접 생산에 나서거나 라이선스를 위한 칩 개발 전략은 중립적인 위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고객사와 직접 경쟁하는 것보다 설계 디자인을 판매하는 팹리스 기업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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