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중국 전기차 충전소 300곳 폐쇄…전동화 전략 재조정 신호탄

 

[더테크 서명수 기자]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포르쉐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축소에 나섰다. 자체 구축한 전용 충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하면서, 중국 내 전동화 전략을 재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포르쉐가 중국에서 운영해 온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한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는 자체 구축한 충전 네트워크 약 200곳을 포함해 총 300개 이상의 충전소 운영을 2026년 3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포르쉐 차이나는 최근 공지를 통해 “2026년 3월 1일부터 포르쉐 전용 충전 서비스 시설이 질서 있게 폐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기존 전기차 충전 서비스는 제3자 충전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르쉐가 자체 제작한 고출력 DC 충전소를 포함한 전용 충전 서비스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으며, 포르쉐 공식 앱과 위챗 미니프로그램의 충전 지도에서도 점진적으로 삭제된다.

 

이번 조정은 포르쉐 전용 충전 시나리오에 한정된다. 베이징 비즈니스 데일리에 따르면 포르쉐 센터(딜러십), 목적지 충전소, 포르쉐 충전 맵에 통합된 서드파티 브랜드 충전소는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다만 전국 주요 1·2선 도시와 교통 요충지에 설치된 200여 개 프리미엄 충전소가 포함돼 영향 범위는 적지 않다.

 

포르쉐 측은 이번 결정을 ‘충전 전략의 전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포르쉐 차이나 관계자는 “자가 구축 충전소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폭넓고 효율적인 제3자 충전 생태계를 활용해 충전 서비스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조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3자 협력 브랜드와 전환 방식은 2026년 3월 1일 이전 포르쉐 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출력 DC 충전소는 부지 확보, 전력 증설, 장비 투자, 유지·보수까지 포함되는 대표적인 ‘중자산’ 영역으로, 활용률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제조사에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자가 구축 방식에서 공동 또는 제3자 연계 모델로 전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쉐의 경우, 전용 충전소가 ‘고급·독점·저빈도 사용’이라는 특성을 지닌 만큼 전략적 효용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순수 전기 포르쉐 고객이 개인 충전 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일반 신에너지차 사용자와 이용 패턴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포르쉐는 2001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15년 중국을 글로벌 최대 단일 시장으로 만들었고, 2021년에는 연간 판매 10만 대에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하락세다. 2025년 상반기 3분기 기준 포르쉐의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구조조정 비용 영향으로 급감했다.

 

포르쉐 차이나는 전기차 판매 중단이나 철수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중국 시장에서 전동화 전략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차기 순수 전기 모델로 전기 카이엔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이번 충전 인프라 축소는 중국 시장을 둘러싼 포르쉐의 전략이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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