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애플이 주최하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2023(이하 WWDC23)가 6월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키노트에서는 차세대 운영체제를 비롯해 맥북 에어 15 등 하드웨어와 신규 스마트 디바이스 ‘Vision Pro(이하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올해는 9년만에 신규 폼팩터를 공개하면서 행사 후반부 1/3을 할애할 만큼 소프트웨어보다 신제품과 하드웨어의 비중이 높았다.
키노트 전반부는 맥북과 스튜디오, 맥북 에어 15 등의 하드웨어 신제품 소개였다.
지난 2022년 공개한 M2 칩의 계량형인 M2 울트라 기반의 애플실리콘 M2 울트라 기반의 맥 스튜디오 2 및 맥 프로를 공개했다. 맥 프로의 경우,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하드웨어를 모두 자사의 부품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맥북 에어 15는 처음으로 나온 15인치 구성의 제품으로 11.5mm의 얇은 두께와 1.51kg의 무게를 지녔다.
운영체제는 아이폰에 탑재되는 iOS17과 아이패드OS17, 맥OS 소노마, 애플워치용 워치OS 10이 소개됐다. 이번 iOS는 직관성을 강조했는데, 에어드롭(AirDrop)을 통한 정보 공유와 텍스트 입력, 개인화 포스터 등이 있다. 아이패드OS는 PDF 활용성 강화, 맥OS는 위젯과 바탕화면 배치 등 사용자 편의성 개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키노트의 후반부는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 ‘비전 프로’의 무대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의 후반 40분 동안 진행된 만큼 애플의 기대와 중요도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기기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공개한 신규 폼팩터다.
애플은 이번 공개에서 VR이나 AR, MR이라는 기존 용어 대신 ‘공간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인 세계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혁신”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모니터 화면을 넘어선 디스플레이에 눈, 손, 음성을 통해 3D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비전 프로는 두 개의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2300만개의 픽셀로 4k 화질을 구현했고, 시력이 좋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해 독일의 광학 기업 자이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특수 교정 렌즈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영상을 기준으로 최대 100피트(약 30m)만큼 넓게 확장할 수 있고 애플의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을 지원한다.
하드웨어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애플의 최신 SoC(System on a Chip) 칩인 M2와 함께 비전 프로용으로 개발된 R1 칩이 탑재된다. 이 중에서 R1 칩은 비전 프로에 탑재된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한다. 전원은 외장 배터리를 사용하면 최대 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 애플 기술 개발 그룹 부사장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거의 모든 면을 새롭게 만들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으로 독자적인 공간 컴퓨터를 콤팩트한 폼팩터로 설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약 456만원)부터 시작한다. 발매 시기는 내년 초로 미국을 시작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추가로 디즈니, 유니티와 협업 소식을 알리며 콘텐츠 확장에도 신경을 썼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라며, “맥이 개인 컴퓨터를 그리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비전 프로가 세련된 디자인과 고성능 기능으로 AR/VR 시장에 혁명을 일으킬 태세라고 전망했다. 올해 WWDC23에서 공간 컴퓨팅의 개념에 중점을 두고 접근했다면 2024년은 보다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생산 부분에 문제와 높은 가격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출하량 자체는 20만대 정도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