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저커버그와의 경기, X에서 생중계” 선언

가라앉는 듯하던 ‘온라인 신경전’ 다시 점화
저커버그 “오늘도 난 준비돼” 응수

 

[더테크=문용필 기자] ‘또 다른 의미’에서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머스크 Vs. 저커버그’의 현실 매치가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당사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고 이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화답’했기 때문이다. 다만, 두 CEO간의 자존심을 건 ‘키보드 배틀’에 그칠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다.

 

머스크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X(트위터) 계정을 통해 “‘저크 대 머스크 경기’는 X에서 생중계된다”며 “모든 수익금은 재향 군인을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싸움을 준비하면서 하루 종일 역기를 든다”며 “운동할 시간이 없어 그냥 갖고다닌다”고 실제 경기를 준비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저커버그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머스크의 게시물을 자신의 스레드(Threads) 계정에 퍼온 후 “나는 오늘도 준비돼 있다. 머스크가 처음 도발해왔을 때 나는 8월 26일을 (경기날짜로) 제안했는데 그가 답을 안줬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X를 ’중계 매체‘로 선언한 데 대해서는 “자선을 위해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더 신뢰가 가는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맞섰다. X의 라이벌 격인 스레드가 더 적합한 플랫폼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 하던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설전’이 재점화 됨에 따라 이들의 ‘현실 배틀’이 성사될 지 여부가 다시 한번 글로벌 IT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CNBC 보도에 따르면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지난 6월 TMZ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일론이 엄마’ 말렸는데 ‘UFC 회장’ 등판한 머스크 Vs. 저커버그)

 

다만 두 앙숙의 자존심을 건 ‘키보드 배틀’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리브랜딩한 X를 출범시켰고 저커버그는 X와 비슷한 형식의 SNS플랫폼 스레드를 론칭했지만 초기의 폭발적인 관심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즉, 양 측 모두 각자의 플랫폼을 띄워야 하는 이해관계가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X라는 아이’ 머스크의 트위터 리브랜딩, 관건은 지금부터)

 

두 사람의 ‘신경전’ 또한 스레드의 론칭과 관련이 있다. 스레드의 개발과 관련 머스크가 이를 비꼬자 한 트위터리안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하고있다고 밝혔고 이에 머스크가 “그가 준비되면 케이지에서 붙어보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 이에 저커버그가 “(싸울) 장소를 정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화답했다.

 

저커버그는 스레드가 출시되자 머스크를 도발했다. 자신의 X(당시 트위터) 계정에 11년만에 게시물을 올렸는데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서로를 바라보며 삿대질 하는 그림이었다. 머스크는 “고통을 숨긴 인스타그램의 거짓된 행복에 빠지기보다 트위터에서 낯선 이의 공격을 받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맞섰다.

 

(관련기사: ‘스레드’ 출시됐는데 11년만에 트윗 올린 저커버그, 이유는?)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신경전이 실제 경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온라인 설전’으로 허무하게 끝난다면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실제로 ‘케이지’에 오른다고 해도 이들이 글로벌 IT업계에서 가진 영향력을 생각하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대립양상이 세계적인 흥행을 불러오는 ‘빅 이벤트’가 될지, 아니면 자충수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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