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문용필 기자] 위성항법시스템, 즉 GPS가 없어도 선박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항법시스템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전파교란 등으로 인해 GPS가 불능 상태에 빠지더라도 안전운항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지상파 통합항법시스템(R-Mode)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위성이 아닌 지상의 송신국 3곳에서 각기 다른 지상파 신호를 보내고 각 신호의 송출시간과 수신 시간의 차이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선박들이 위치 정보를 얻는 보편적 방식은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의 도달 시간을 측정해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측위시스템(GNSS)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GPS다. 이와 관련, 연구소 측은 GNSS는 신호 불능이나 전파교란, 해킹 등의 취약성을 갖고있다고 전했다.
R-Mode 기술이 적용되면 운항중인 선박에 GNSS신호 오류나 끊김이 발생해도 실시간 위치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선박이 빈번히 움직이는 항로나 수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현상을 예방할 수 있고 야간 운항시 해양 사고 위험을 줄여 선박 운항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도 밝혔다.
R-Mode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에 설치된 송신국을 이용해 기존 해상통신용 인프라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인프라 설치를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 연구소 측은 해당 기술이 미래 선박과 해양 모빌리티, 선박 이·접안, 항만자동하역, 수로 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황태현 해양공공디지털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는 GNSS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항법시스템을 요구하고 있어 기술 선도를 위한 국제 표준화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