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이지영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배터리 및 전기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 국산화를 실현해 ‘2023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 총 15개 중 2개의 성과를 배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수 연구성과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이 지난해 수행한 연구과제 중 선정위원회의 심사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연구과제는 과학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인프라적 가치를 평가한다. 이번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10개, 국가과학기술연귀회(NST) 이사장상 5개로 총 15개가 선정됐다.
KERI 스마트절연재료연구팀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용 차세대 양극 바인더 소재’ 기술은 장관상을 수상했다. 바인더는 활물질과 도전재가 집전체에 잘 붙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접착물질이다. 현재 시장에서 바인더는 불소계 고분자 물질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배터리의 안정성 저하 및 환경 문제 등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실리콘 원자와 산소가 결합된 ‘실록산(Siloxan)’을 활용한 바인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불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성능도 기존 바인더와 동등하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췄다. 양극 활물질과 친화도가 우수해 안정성도 높다.
강동준 KERI 절연재료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양극 바인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배터리 고성능화와 더불어 안정성과 환경성도 중요해진 시점에서 KER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의 ‘비대면 감영병 분자진단 시스템’은 이사장상에 이름을 올렸다.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의 유전체를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체외 분자진단’ 검사법에 활용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첨단 광 분석 기술과 열전증폭기술을 통해 대형병원에서만 진행하던 체외 분자진단기기의 저비용·소형화·자동화를 실현하고 1차 의료기관 및 가정에서도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종진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 박사는 “중증 질병 분야에서 체외 분자진단 장비는 고가의 수입 제품이 95%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미래 의료 핵심 대응기술을 확보해 현장에서 감염병 분자진단이 가능하고 환자 개개인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질병의 조기 예측과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지난 11월 초 KERI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서도 ‘불타지 않는 전고체 이차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저비용 대량생산’ 기술과 ‘로봇암 기반의 전방위 3D프린팅’ 기술로 2개의 성과를 배출한데 이어 이번 출연(연) 우수성과에도 2개의 이름을 올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