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는 4일 한성태 전기응용연구본부 박사팀이 99% 이상 수입에 의존하던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전자총’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도 해외 의존 없이 전자빔 용접을 진행할 수 있으며, 미래를 선도할 12대 국가전략기술의 대부분이 전자빔 용접을 필요로 하는 만큼 관련 산업 발전과 장비 수입 대체 효과, 기술유출 방지 등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성태 박사는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고정밀도와 양질의 용접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전자빔 용접이 아니면 제작이 불가능한 제품도 많아질 것”이라며 “고성능 전자빔 용접기만이 가능한 맞춤형 첨단 원전 장비를 국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기기 제작에 필수적인 요소다. 우주항공이나 방산, 원자력 등 특수 목적을 위해서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전자빔 용접기’가 요구된다.

각종 금속 소재를 서로 녹여 붙이는 ‘용접’ 작업은 산업의 기초로 꼽힌다. 기존 용접이 아크나 레이저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했다면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 운동 에너지로 소재를 붙인다. 이는 높은 전압으로 가속된 전자가 용접물에 충돌하면서 생긴 고열로 용접물을 접합시키는 원리다.

전자빔 용접은 기존 용접으로 해결할 수 없던 두꺼운 소재의 무결함 접합이 가능하다. 지난 2021년 발사된 누리호의 발사체 연소기에도 특수강 소재의 부품에 전자빔 용접기가 활용됐다.

기존까지 전자빔 용접은 아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독일과 일본 등으로부터 관련 장비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아울러 수입한 용접기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첨단 기술이 유출될 위험도 있었다.

KERI는 이번 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과 해외 논문 게재를 완료했다. 이후 연구를 통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176KV 이상 초대형 대전류 전자총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강도를 요구하는 복잡한 금속 구조물의 3D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자빔 용접 활용 기술을 위한 금속용융, 소재경화, 표면처리, 코팅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어기술도 확보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