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3D 프린팅’으로 초소형 적외선 센서 세계 최초 구현

KAIST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연구팀
자율주행·로보틱스·웨어러블 핵심 기술 ‘전자 눈’ 진화 가속

 

[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자율주행차, 로봇비전, 스마트 디바이스 등 미래 전자기기의 ‘전자 눈’ 구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인식하는 ‘전자 눈’ 기술이 한층 더 진화했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 스마트폰의 3D 안면 인식,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사람의 눈을 대신해 ‘보는 기능’을 수행하는 적외선 센서가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3일,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오승주 교수, 홍콩대학교 티안슈 자오(Tianshuo Zhao)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10마이크로미터(µm) 이하 크기의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3D 프린팅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적외선 센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핵심 부품으로, 로봇비전·자율주행·스마트 모빌리티 등 차세대 전자기술의 기반이 된다. 이에 따라 센서의 소형화·경량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폼팩터) 구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반도체 공정은 대량생산에는 적합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수요에 맞추기 어렵고 고온 공정이 필수여서 소재 선택이 제한되며 에너지 소비가 많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속·반도체·절연체 소재를 각각 나노결정 액상 잉크 형태로 제작하고, 단일 프린팅 플랫폼에서 층층이 쌓아 올리는 초정밀 3D 프린팅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적외선 센서의 핵심 구성 요소를 상온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으며, 맞춤형 형태와 크기의 센서 구현이 가능해졌다.

 

특히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의 절연성 분자를 전기가 잘 통하는 분자로 교체하는 ‘리간드 교환(Ligand Exchange)’ 기법을 3D 프린팅 과정에 적용했다. 이 기술 덕분에 고온 열처리 없이도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10 수준(10 µm 이하)의 초소형 적외선 센서 제작에 성공했다.

 

김지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3차원 프린팅 기술은 적외선 센서의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신적 폼팩터 제품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며 “고온 공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 친환경적 제조공정을 실현하고, 생산 단가 절감과 지속 가능한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2026년 10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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