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바이오 반도체 기반’ 구제역 진단키트 상용화

농림축산검역본부·옵토레인 공동 개발

 

[더테크 이승수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옵토레인과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바이오 반도체 기반 구제역 분자 진단키트가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내 방역 기술의 현장 대응력을 크게 끌어올린 사례로, K-방역의 산업화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허가받은 제품 ‘Genoplexor FMDV PAN-3Type Dx/DDx direct qRT-PCR Kit’는 구제역(FMD)을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는 반도체 기반 진단키트다. 구제역은 소·돼지 등 우제류에 감염되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전염성이 높고 고열·수포·식욕부진·폐사 등을 유발한다. 지난 3~4월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사례처럼 국내 축산업에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신속한 현장 진단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검역본부와 옵토레인은 3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험실에서의 복잡한 유전자 추출 과정 없이도 현장에서 바로 분석 가능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기존 구제역 진단법이 8~24시간가량 소요된 반면, 이번 키트를 활용하면 약 2시간 내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핵심 기술은 CMOS 반도체 광학 센서 기반의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방식보다 4~8배 높은 민감도를 구현해 저농도 구제역 바이러스도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다. 또한, 구제역 외에 유사 증상을 보이는 SVV, SVDV 등 6종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감별할 수 있는 다중 진단 기능을 갖췄다.

 

진단 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가축방역기관으로 실시간 전송이 가능해, 구제역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역 조치가 가능하다. 이는 기존 방역 프로세스의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데이터 기반 방역관리 체계 구축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진단키트 기술은 이미 학문적·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바이오센서 저널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2025)’에 논문이 게재됐다. 검역본부는 이번 성과를 “국가기관과 민간기업이 협력해 K-방역 기술을 산업화한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이번 구제역 분자 진단키트는 가축방역 분야에 바이오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혁신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민간기업과 협력해 국가 방역체계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표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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