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AI 에이전트 활용법…자율성보다 ‘업무 설계’가 핵심

AI 에이전트는 동료가 아닌 실행 도구
기업 생산성 혁신의 현실 전략

 

[더테크 이승수 기자]  실리콘밸리에서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인 업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을 인식하고 추론하며 외부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다. 단순 질문 응답이나 콘텐츠 생성에 머물렀던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업무를 단계별로 계획하고 실행까지 이어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기업들은 일정 관리, 내부 지원, 자료 조사 등 반복적이지만 일정 수준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몰트북(Moltbook)’은 AI 에이전트만 참여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인간 개입 없이 AI끼리 대화와 토론을 이어간 사례가 공개되며 에이전트 자율성 논쟁이 확산됐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실제 전략은 다르다. 기업들은 AI가 스스로 상호작용하는 능력에는 주목하면서도 의사결정 권한까지 넘기지는 않는다. 한 IT 전략 전문가는 “기업 환경에서는 자율성보다 어떤 업무 범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맥킨지는 AI 에이전트를 목표를 받아 계획·실행까지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로 정의하며, 업무 흐름 속 설계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 업무 흐름은 네 단계로 구성된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업무를 요청하면 에이전트가 이를 해석해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한다. 이후 분석·계획·검토를 거쳐 결과를 제공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반복 개선하는 방식이다. 즉, 단일 답변이 아닌 ‘업무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구조다.

 

 

기업 적용 사례도 늘고 있다. SAP는 생성형 AI ‘줄(Joule)’ 기반 에이전트를 재무·조달·공급망 업무에 적용했다. 공급업체 정보 수집, 조건 비교, 데이터 정리 등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사람이 담당한다. 워카토 역시 CRM·ERP·마케팅 시스템을 연결해 고객 문의 대응과 후속 작업을 자동 처리하는 에이전트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활용이 가능한 배경에는 정리된 기업 IT 환경이 있다. ERP·CRM 기반으로 데이터 흐름과 권한 체계가 이미 구축된 조직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새로운 의사결정 주체가 아닌 ‘업무 실행 도구’로 작동하기 쉽다.

 

결국 실리콘밸리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에이전트 경쟁력은 자율성이 아니라 업무 설계와 통제 구조에 달려 있다. 한국 기업 역시 AI 도입 여부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맡길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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