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된 KAIST 휴머노이드와 연구진. 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해원 교수, 강동윤 박사과정, 김하준 박사과정, 최종훈 박사과정, 김민수 연구교수. [사진=KAIST] ](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2403497356_b0dd0e.png?iqs=0.9019770728592951)
[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독자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하드웨어부터 인공지능 제어기까지 자체 기술로 구현한 것으로, 로봇 산업의 기술적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19일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휴보랩)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신장 165cm, 체중 75kg의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하체 플랫폼을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은 모터, 감속기, 모터 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설계·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상환경에서 인공지능 제어기를 훈련하고, 이를 실제 로봇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며 시뮬레이션-현실 간 격차를 극복했다. 그 결과 로봇은 평지에서 최대 시속 12km(3.25m/s)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으며, 30cm 이상의 단차를 극복하는 능력까지 확보했다. 연구팀은 향후 시속 14km 주행, 사다리 등반, 40cm 이상 단차 극복 등 성능 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로봇은 눈을 감은 상태나 험지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리걸음이나 문워크 같은 인간 특유의 동작도 구현한다. 더 나아가 무거운 물체 운반, 밸브·문고리 조작, 카트 밀기와 사다리 오르기 등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합 작업 수행 능력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단일 다리 기반 ‘홉핑(Hopping)’ 로봇도 제작했다. 해당 로봇은 한 발로 균형을 유지하며 뛰는 동작과 360도 공중제비 같은 고난도 운동을 구현했다. 이는 생물학적 참고 모델이 없어 모방학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강화학습을 통해 질량중심 속도를 최적화하고 착지 충격을 최소화하는 제어기를 구현한 성과로 평가된다.
박해원 교수는 “핵심 부품부터 AI 제어기까지 독자 기술을 확보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독립성을 달성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향후 상체까지 포함된 완전한 휴머노이드로 발전시켜 산업 현장의 복잡한 요구를 해결하고, 사람과 함께 일하는 차세대 로봇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최종훈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해 오는 10월 1일 국제 학회 ‘Humanoids 2025’에서 하드웨어 개발 결과를 발표한다. 또한 강동윤, 김기정, 최종훈 학생은 공동 1저자로서 9월 29일 열리는 로봇지능 분야 최고 학회 ‘CoRL 2025’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