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합금 ‘근육옷감’ 자동직조 성공…웨어러블 로봇 상용화 성큼

한국기계연, 초경량 인공근육 대량생산 기술 확보
의복형 로봇 대중화 기대

 

 

[더테크 이지영 기자]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 코일실을 직조해 가볍고 유연한 ‘근육옷감’을 자동으로 연속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로써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가 한층 현실화될 전망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AI로봇연구소 첨단로봇연구센터 박철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인공근육 구동기 ‘근육옷감’을 자동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직조장비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기계연이 개발한 자동직조장비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머리카락 두께의 4분의 1 수준인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코일 형태로 가공한 실을 이용해 근육옷감을 연속으로 만든다. 이 근육옷감은 10g의 무게로 최대 15kg을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인공근육 소재로,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구동기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금속 중심 실(심선)을 천연사로 대체하고 직조 구조와 공정을 새로 설계해 자동직조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근육옷감을 균일한 품질로 안정적·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무겁고 소음이 큰 모터나 공압식 구동기를 사용해 실제로는 팔꿈치 등 일부 관절만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기계연의 근육옷감 구동기는 가볍고 유연해 어깨·팔꿈치·허리 등 복잡한 관절에도 자연스럽게 순응하며 능동 보조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근육옷감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2kg 미만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팔·어깨·허리 3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근육 사용량을 40% 이상 감소시켰다.

 

또한 840g 무게의 초경량 어깨 보조 로봇을 구현해 근육 약화 환자도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 결과, 어깨 움직임 범위가 57%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근육옷감의 대량생산 기술은 웨어러블 로봇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의료·물류·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계연이 축적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본사업(ACE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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