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뉴스] 한국딜로이트그룹(이하 딜로이트)이 기술과 비즈니스 진화 양상을 전망하는 ‘테크 트렌드 2023’ 한글판을 발간했다.

 

올해로 14번째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에서 딜로이트는 총 6개의 챕터를 통해 메타버스와 생성형 AI, 블록체인, DX 등 ICT 관련 업계가 주목하는 기술 트렌드의 현재 흐름을 짚는 한편 관련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포인트와 전망 등을 각종 사례를 들어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했다.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 ICT 기술의 홍수 속에서 장밋빛 전망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크 기업들이 감안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 참고가 될만한 본문 내용을 각 챕터별로 발췌해 정리해본다. 리포트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스크린을 탈출한 기업용 몰입형 인터넷

 

·메타버스는 대면 경험의 축소판 대체물로 보기보다는 이메일과 채팅, 화상회의 등에 대한 강화된 대안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메타버스는 인터넷을 몰입형으로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상 인터페이스는 향후 수년 내로 단순 기술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엔터테인먼트 수단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혁신적 기업들은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참여를 증대하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개척할 것이다. 이에 따라 엣지컴퓨팅(중앙이 아닌 소형 분산 서버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 및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기 등 기술 투자와 기술의 계획적, 전략적 도입은 필수가 될 것이다.

 

·2026년에 이르면 소비자의 25%는 메타버스에서 게임이나 다른 일을 하며 매일 한 시간 이상을 보낼 것이며, 기업의 30%는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다.

 

·메타버스를 반드시 매출 증대의 수단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기존 사업모델을 보전, 보호, 최적화하는 수단으로 몰입형 디지털 경험을 활용하는 기업들도 꽤 많다. 항공산업처럼 자본집약적 산업의 경우 가상 테스트를 활용하면 복잡한 기계의 설계·제작·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몰입형 인터넷은 이로 인해 창출되는 매출 잠재력에 세간의 관심이 몰려 있다. 하지만 내부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옮겨 누구나 데이터를 저장하고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 최고의 기업용 인터넷 응용사례로 꼽히듯, 몰입형 인터넷의 가치는 기업의 프로세스와 발전 기회에 구성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때 가장 찬란한 빛을 발한다.

 

·앞으로 2년여간 수많은 기업들이 사업모델의 일환으로 몰입형 인터넷을 도입하겠지만, 관련 기술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앞으로 컴퓨팅, 커넥티비티, 콘텍스트(위치 기반 데이터 등등)가 동시에 발전하면서 메타버스와 몰입형 기술의 잠재력이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실현될 것이다.

 

2. AI동료에게 마음을 열고 신뢰하기

 

·앞으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AI 알고리즘을 누가 가장 잘 짜느냐가 아니라 AI를 누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될 것이다. AI 알고리즘의 임무가 장애물 탐지, 음성 인식, 이미지 및 문자 생성 등확률에 근거한 개연성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려면, 사람 동료들이 AI 동료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AI 동료의 의견을 신뢰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기계가 사람을 이해하도록 애써 왔다면, 앞으로 10년은 사람이 기계를 이해하는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AI의 도입을 촉발하려면, 투명하고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AI 시스템의 설명가능성은 규제 준수 등 일부 목적만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하지만 최종사용자에게 AI툴 사용법을 알려주고,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고, 공정성을 측정하기 위해 점차 더욱 일반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될 것이다.

 

·선도적 기업들은 불신의 원인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AI를 핵심 기술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사람이 AI 시스템과 다양한 단계로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고려해, 불신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여 해결하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 방식을 투명하게 운영하면 특정 정보가 수집되는 이유와 사용되는 방식을 최종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 이러한 통제 권한을 부여하면, AI툴을 활용하는 것이 공정한 가치 교환에 해당하는 일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AI가 생산 공정에 (작업자들이 느끼기에) 난데없이 투입되기보다 현장 작업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단계에 투입될 수 있다. 작업자들이 직접 제시한 데이터와 의견을 기반으로 AI가 경고와 권고를 도출하는 방식을 학습했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AI가 왜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는지 이해한 상태로 작업을 할 수 있다.

 

·AI는 과학에서 출발했지만 예술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AI 도입을 활성화하려면 과학도 예술도 아닌 운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AI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접근법을 취하는 조직은 실제로 성과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개념 또는 인식의 발상이라는 순수하게 창의적인 일 만큼은 제아무리 최첨단 AI 애플리케이션이라 해도 사람만큼 훌륭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AI가 사람만의 고유 영역에서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새로운 AI 툴은 경쟁자라기 보다 조력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멀티크라우드의 혼란 극복

 

·이론적으로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으로 특수한 클라우드 기능을 활용하고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지식재산(IP)으로 작용하는 이질적인 플랫폼과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섞어서 사용하면 복잡성이 증대한다. 이로 인해 설계와 운영을 위한 업무량이 부담스러울 정

도로 늘어날 수 있다.

 

·메타클라우드는 호환성 계층을 구축해 개발자들이 저장과 연산, AI 데이터, 보안, 운영, 거버넌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배치 등 공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불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거하면, 기업은 보안취약성을 줄이고, 사용자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으며, 비용을 절감하고, 더 적은 툴로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또한 개발자는 개별 플랫폼에 대한 전문적 기술을 쌓는 대신 더 높은 수준의 일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현재 서비스형 메타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기업 내 IT 개발 팀이 멀티클라우드간 연결점과 인터페이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복잡성을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일단 메타클라우드를 구축하면 단순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결국 메타클라우드 도입은 전술적 접근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 메타클라우드의 중앙집중화와 통제 기능은 가져오되, 개발자들이 원하는 툴을 선택할 수 있는 현재의 자유를 계속 허용하는 것이다.

 

4. 유연한 관리로 IT 인력 재창조

 

·IT 트렌드는 평균 2.5년이면 구식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현재 트렌드에 맞춰 인력을 조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전략이 될 수 없다.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두고 싸우는 대신, IT 인력을 직접 발견, 발탁, 양성하는 풍요로움의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향후 18~24개월 사이 기업의 IT 리더들은 휴머니티 능력과 기술적 능력 모두에 초점을 맞춰 인력과 업무환경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경쟁력 있는 IT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기업들은 단일 접근법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되며 사고의 범위를 확대해야만 IT 인력난을 타개할 수 있다. 앞으로 수 개월간 유연한 방식으로 다각도의 해법을 찾는 기업들만이 인력난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실무능력 중심 인재관리 모델을 도입하려는 IT 리더들은 사업 운영 요건을 이해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휴머니티 및 기술적 실무능력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실무능력은 선행 전략에 기반해 △기술적 능력(예: 데이터 과학) △기술 관련 능력(예: 애자일 QA, 고객성공 관리) △휴머니티 능력(예: 리질리언스)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오늘날 IT 인재들은 흥미로운 일과 유연한 커리어 성장을 원한다. 기업들이 인력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 생산성을 10배 올리는 ‘10X 엔지니어’보다 10가지 직무를 해낼 수 있는 ‘10-job 엔지니어’가 더욱 각광받고 있는 최근 트렌드가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커리어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이른바 ‘시리얼 스페셜리스트’(serial specialist)가 되기를 바라는 인재가 늘고 있다.

 

·기초 및 고급기술 훈련을 마친 엔지니어들이 애플리케이션 관리라는 반복 업무에 갇혀있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해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커스텀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할 수 있는 업무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의 인력관리는 현재 변곡점에 있다. 지난 10년간 IT 기술은 프로세스가 정립된 임무를 문제 없이 완수할 정도로 발전했다. 이 덕분에 IT 인력은 비즈니스 니즈의 변화 대응, 디지털 동료와의 협업, 혁신 등 더 고차원적인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5. 탈중앙화 아키텍처와 생태계, 진정한 신뢰의 기반

 

·웹3 시대에서는 더욱 고품질의 데이터 검증을 요구하는 선도적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많아질 것이다. 미래 기업 리더들은 블록체인의 무신뢰 시스템이 보증하지 않는 데이터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로 치부할 수도 있다.

 

·탈중앙화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사업모델을 활용하면 기존 거래 인프라에 보호 계층이 추가된다. 조직은 이렇게 변경 불가한 단일 버전의 데이터를 만들어 디지털 신뢰를 회복한다. 제3자 중재기관이 아니라 암호기술과 코드에 기반한 시스템 전체 사용자들의 컨센서스가 신뢰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가능해진다.

 

·개인은 조작 불가한 자신의 디지털 자격 증명을 소유 및 관리해 다수의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다. 개인 소유 디바이스에 설치된 암호화 디지털 지갑에 개인의 건강, 교육, 투표 기록을 저장하는 것이다.

 

·다수의 외부 사업 파트너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하면 디지털 신뢰가 한층 개선된다. 잘 알지도 못하고 신뢰할 수도 없는 외부 파트너, 때로 경쟁사와도 컨센서스를 도출해야 하지만, 중재기관의 개입은 원치도, 필요하지도 않으며 실행 가능하지도 않을 때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불변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덕분에 AI가 사용하는 데이터의 출처와 진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데이터 조작을 막아 보안을 개선하며, 데이터 검증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현재 대다수 공용 블록체인의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보안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더욱 안전하고 보안이 강화된 형태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이미 활용되고 있다.

 

6. 메인프레임의 현대화로 레거시 자산 재탄생

 

·극도의 안정성을 자랑하는 코어 레거시 시스템과 역량을 무한히 확장하는 첨단 기술이 결합하면 파워 커플이 탄생할 수 있다. 레거시 시스템은 더 이상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사업 성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플랫폼 재구성(replatform), 복원(remediate), 재활성화(revitalize), 교체(replace), 축소(retrench). 이는 지난 수 년간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에 적용된 5가지 ‘R의 법칙’으로, 여전히 효용성이 있다. 이제 이처럼 검증된 접근법에 혁신을 가미해 코어 시스템을 현대 디지털 조직에 걸맞는 형태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특정 유형의 프로세스에는 연산능력이 강화된 메인프레임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가장 강력한 연산능력으로만 실행할 수 있는 중대한 사업 프로세스들이 있는데, 메인프레임이 흡사 슈퍼컴퓨터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메인프레임에 유지하느냐 아니면 클라우드로 이전하느냐는 기업들의 복잡한 고민거리로 남을 것이다.

 

·기업들은 애플리케이션을 메인프레임에서 클라우드로 이전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행동에 나서기 전, 비즈니스 니즈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메인프레임을 버리고 클라우드를 택할 때 어떤 기회가 창출되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

 

(자료=한국딜로이트그룹/발췌, 정리=문용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