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플러스 LFP 양극재 공장 신축공사 현장. [사진=엘앤에프]](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1880615313_3a6b92.jpg?iqs=0.7950235786902901)
[더테크 이승수 기자] 글로벌 이차전지 양극재 시장이 기술 중심 경쟁에서 응용 분야별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EV) 시장은 고성능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으로, 보급형 EV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은 안정성과 경제성이 강점인 LFP 양극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양극재 업체들은 기술 포트폴리오와 사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엘앤에프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미드니켈(Mid-Ni)부터 하이니켈(High-Ni) NCM, LFP 양극재까지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며 기술 경쟁력과 사업 확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2006년부터 LCO 양산을 시작한 엘앤에프는 고밀도 NCM 양극재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왔다. 최근에는 LFP 양극재 양산까지 더해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엘앤에프는 미드니켈에서 하이니켈까지 NCM 전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2007년부터 생산한 미드니켈 NCM523은 중저가형 EV용으로 꾸준히 공급 중이며, 단결정 미드니켈 제품도 양산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하이니켈 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 95%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프리미엄 E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올해 2분기에는 Ni-95% 신제품 출하가 확대되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3% 증가한 5201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LFP 양극재 시장의 급성장도 눈에 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양극재 적재량은 11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2.6% 늘었고, 이 중 LFP는 63만 톤(비중 58%)을 차지하며 72.6% 급증했다. 이는 보급형 EV 확산과 ESS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ESS 설치 규모가 2030년 508GWh, SNE리서치는 2035년 1232GWh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엘앤에프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해 2015년부터 축적한 LFP 기술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했다. 100%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해 LFP 양극재 전담 체계를 구축하고, 대구 달성군에 연 6만 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국내 대형 배터리사와 SK온 등과 잇따라 공급 협약을 체결하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자금 조달도 순조롭다. 엘앤에프는 지난 8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서 경쟁률 51.89대 1을 기록, 국내 최대 규모인 10조 원 이상의 청약을 모았다. 확보한 3000억 원 중 2000억 원을 LFP 신사업에 투입해 양산 안정화와 시장 선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류승헌 엘앤에프 CFO는 “세계 최초 Ni-95% 양산 기술에 미드니켈과 LFP 신사업을 더해 양극재 전 제품군 리더십을 확보했다”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아우르는 공급 역량으로 고객사에는 원스톱 솔루션을, 시장에는 공급망 안정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엘앤에프의 투트랙 전략은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닌, 변동성이 큰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NCM과 LFP 두 축을 기반으로 프리미엄·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고전압·고안정성 신제품 개발도 병행해 양극재 전 제품군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