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기술대전’의 키워드…초격차, 글로벌, 공급망

[인터뷰] 정재학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공급망지원단 단장

 

[더테크=문용필 기자] 소재와 부품, 장비, 일명 ‘소부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들 분야가 명실상부한 ‘산업의 뿌리’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첨단산업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기본중의 기본인 소부장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3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이 지난 18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소부장 파워, 공급망 강국’을 주제로 국내 소부장 산업의 우수 기술을 소개하고 비즈니스 협력 교류에 나서는 행사다.

 

(관련기사: 기초 산업의 생태계 조망…‘소부장뿌리 기술대전’개막)

 

이에 더테크는 이번 행사의 주관기관 중 하나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정재학 산업공급망지원단 단장으로부터 이번 행사와 관련된 이모저모와 국내 소부장 산업의 현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부장뿌리 기술대전’는 어떤 행사인가요.

 

소재‧부품‧장비 및 뿌리분야 기업 비즈니스의 장 마련 및 기술개발 성과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로 2001년부터 추진돼 왔는데요. 소부장 으뜸기업과 뿌리기업의 전시부스를 마련하여 기업의 홍보효과를 올리고자 했습니다.

 

특히 전시의 경우, 일반적으로 최종 제품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달리 작지만 중요한 소재와 부품까지 전시하는 자리로서 전시기회가 많지 않은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소부장은 제조업의 근간이자 미래 기술의 출발점이기에 첨단 기술과 관련된 최근 동향을 알 수 있는 세미나도 분야별로 준비돼 있고, 기업투자상담 및 IR 지원 등의 콘텐츠도 함께 준비됐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특별히 신경써서 준비하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3년 소부장뿌리대전은 올 7월에 신규 선정된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및 소재부품장비특화단지 지자체가 참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탄소섬유, 정밀기계 등 첨단산업과 소부장을 대표하는 기술, 선도기업 제품을 함께 전시했습니다.

 

금년 행사는 예년과 달리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상담을 통해 우리기업의 제품을 알리고 비즈니스(효과)까지 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담장 내 원스탑 수출수주지원 컨설팅존 등 컨설팅 부스를 운영하고 반도체와 배터리 등 300여개 첨단산업 소부장 기업의 우수기술을 해외 바이어에게 소개합니다.

 

참가 업체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서 이들 기업들에게 유익한 점은 무엇일까요.

 

금년 행사의 경우엔 해외 바이어들이 많이 찾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기업 비즈니스를 원하는 바이어들이 구체적인 질문을 해와 기대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밸류체인상 소재와 부품 그리고 장비로 연계되는 여러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서로 간의 정보를 교류 하고, 산학연 전문가를 통해서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미나도 크게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대기업에서도 세미나에 참여해 심도깊은 이야기를 전달해 참여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소부장은 국가 산업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현재 소부장 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말씀해주신다면요.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소부장은 원재료부터 시작해서 완제품에 이르는 중간재에 해당되다보니 국제적인 정세나 수급 불안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산업입니다. 미중 무역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과 같은 국제적 불안은 공급망에 큰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소부장 기업은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는 기업의 애로를 청취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운영중인데요. 특히 39개 공공연구소와 연계해 기업의 애로를 해소 할 수 있는 기술자문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양산성능 향상을 위해 기술개발된 제품의 사업화 단계에 필요한 수요기업과의 인증 및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수요기업 납품의 트랙레코드를 확보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구축하기에는 비용 소모가 큰 장비 위주로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의 연구개발을 직접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비 뿐만 아니라 현장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를 배치해 1:1 맞춤형 지원을 함으로써 기업의 기술개발 실패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선 수출상담회도 진행됩니다. 참가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국내외 참관기업과 바이어 규모는 어느정도입니까?

 

금년도 붐업코리아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62개국에서 700여개 사의 바이어를 유치했고 8000건이 넘는 수출상담이 이뤄졌습니다. 상담회 성과는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 중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상담 뿐만 아니라 성사된 계약 등이 조만간 가시적으로 나타나리라 보고 있습니다.

 

단장님이 생각하시는 현재 소부장 산업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소부장은 제조업의 근간이자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입니다. 보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수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에 진출하는 통로는 소부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존 조립 위주의 산업이 세계 최고수준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로 확대됐고 이에 따른 첨단 소재 또한 개발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 강자의 도전에 대응해 초격차를 확보하고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전통의 소부장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경쟁력을 키운다면 국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금년 7월에 첨단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돼 지역별로 첨단산업에 기업의 투자에 발맞춘 정부지원을 실시하고 있고 다각도의 기업 애로를 해소 할 수 있도록 KIAT가 ‘첨단 소부장 지원센터’를 맡게 됐습니다. 범정부 지원협의체와 함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과 규제해소 세액지원, 테스트베드 등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등 각종 테크 기술과 전기차 등의 산업 팽창에 따라 HBM과 AI, OLED,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소부장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가진 선도기업들이 존재합니다. 이에 납품하는 소부장기업들의 (글로벌) 동반진출 기회가 생겨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납품한 소재기업은 세계 어디에 수출해도 삼성 납품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국가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중소기업간 연대 협력을 통해 HBM, AI, OLED, 이차전지 자체 제품 뿐만 아니라 후방산업까지 함께 발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기업 투자와 경쟁력 확보가 고부가가치 창출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은 섬유, 철강, 자동차 등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존 주력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스마트 섬유, 경량화 금속, 전기차 등의 미래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키워드를 뽑은 것은 ‘초격차’와 ‘글로벌’, ‘공급망’입니다. 기술의 초격차를 통한 단단한 공급망 확보 및 글로벌 진출 강화를 위한 작은 초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숙제이자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의 부제목과 같이 우리나라가 소부장 파워를 통해 공급망 강국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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