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룩스의 이상향, AI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

[인터뷰]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이사 下

 

[더테크=조재호 기자]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이사는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을 통해 더욱 편안하고 풍요로워진 사회, 그리고 더 행복한 사회를 이상향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AI를 이해하면서 규제와 제도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인터뷰 上: “사람과 AI 협력하면 보다 풍요로운 사회 만들어질 것”>

 

최근 AI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가능성에 집중하거나 혹은 부작용을 우려하거나다. 하지만 두 관점 모두 과도할 정도로 부풀려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은 본능이지만, 부정적인 면이 있더라도 이해를 바탕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챗GPT 이후 생성형 AI와 관련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동시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편입니다.

 

새로운 시도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도를 안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죠.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있는데요. 전 세계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기계가 뭔지 아세요? 자동차입니다. 1년에 13만명 정도죠. 엄청난 숫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동차를 허용할까요? 어떤 기술이 발전하면 그 기술이 지닌 총체적 효용성을 보죠.

 

그러면서 사람들은 세 가지 방식으로 장치를 마련합니다. 첫 번째로 규제와 제도를 만들어요. 속도 제한이나 어린이 보호구역, 운전면허와 벌점 같은 예가 있겠죠. 두 번째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도로에 노란색으로 중앙선을 만들고 신호 체계 같은 교통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죠. 마지막으로 보험이 만들어집니다. 사람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가족들이 남겨지니까요.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거죠.

 

AI에 대한 우려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될 겁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논의하고 있어요. 저작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그리고 윤리와 사업자 책임과 관련한 부분을 공론화하고 있거든요. 지난번 방한한 샘 알트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규제와 제도, 시스템, 사회적 합의가 한꺼번에 진행되긴 어렵겠지요. 하지만 우리 인간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화했습니다.

 

AI의 경우, 이러한 발전과 합의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AI에 기반한 서비스나 시스템이 대세가 된 시점에서 무작정 금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을 이야기할 때 국가나 문화권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은 법률이나 정책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고요. 우리나라와 일본은 허용되는 것들을 나열하고 이외의 것은 모두 허용하지 않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입니다.

 

AI가 특별한 지점 중 하나는 빠른 발전 속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지점입니다. 사회가 적응하고 체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기술이 너무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은 모두가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이러한 두려움도 과거에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주도한 핵무기 개발 계획)로 핵을 개발했던 것도 5년이 걸렸어요. 이론적인 부분은 1941년에서 1942년 사이에 끝났고요. 일본에 떨어진 핵은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만들어졌어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몇 년이 걸렸을까요? 발전이 빠르다고 하는데, 80년쯤 걸렸어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의 모델은 1940년대에 제시된 모델입니다. 챗GPT도 6년 전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에서 시작됐죠.

 

기술의 발전 속도에 관련한 부분은 저도 두렵습니다. 회사가 잘 견뎌내고 적응해서 성장해낼 수 있을지.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니까요. 계속 고민해야 해요. 얼마나 적응할 수 있고 그게 또 타당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제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AI는 새로운 것이니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은 있겠죠. 이건 우리가 생존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원리이자 본능입니다. 다만, 부정적인 면이 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과정 중에 있는거죠.

 

최근 AI 연구가 다양한 부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챗GPT 열풍 이후엔 생성형 AI로 시선이 쏠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분야에서 활용되는 AI나 솔루션 분야에서 AI가 궁금합니다.

 

산업용 AI가 관심을 받을 만한 분야는 두 군데입니다. 하나는 의료 AI죠. 지금은 진단 중심이지만 조금 더 나아가면 처방 관련 시스템으로 확대되겠죠. 나아가 바이오 인포매틱스(Bio Informatics, 생물정보학으로 생물학적 문제를 첨단기술을 활용해 분자 수준에서 다루는 학문)와 신약 개발이 있고요. 거시적인 관점에선 생명 활동과 연결돼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인간의 생명 활동을 제일 잘 해석할 수 있는 건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거든요. 단백질 접힘, 우리 몸 전체의 대사 작용을 연구하는데 이 순서나 각도에 따라 백신이 되기도 하고 암이 되죠. 우리가 해석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그런데 머신러닝이나 AI는 인간을 훨씬 뛰어넘고 있죠. 생명과학이나 제약, 바이오 의료가 하나의 도메인일 거예요.

 

다음으로 제조 부문일텐데요. 모빌리티와 관련한 서비스 분야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생산 라인 최적화나 품질 향상 같은 것이 또 산업 AI에서 중요해지겠죠.

 

과거에는 AI가 인간을 돕는 도구적인 측면이 빠르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조업 공정이나 택배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창작 분야가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싶습니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창작물 수준 정도에 그치는 창작가들은 참 힘들어질 것 같아요. 사진기가 처음 나왔을 때 화가들처럼, 혹은 자동차가 나왔을 때 마부들처럼요.

 

최근 딥엘(DeepL)이라는 번역기가 나오면서 번역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일반적인 번역가들은 단순 검수자가 되면서 단어당 단가가 더 낮아졌어요. 그런데 실력있는 고급 번역사들은 몸값이 4배, 5배 올라갔어요. 그리고 번역에 대한 허들이 낮아지면서 시장 규모 자체는 커졌고요.

 

이게 사진기가 나왔을 때처럼 100년이 아니라 10년이 될 수도 있고 5년이 될 수도 있지만 창작의 영역에서 우리가 기존에 평가하던 예술을 재정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중엔 그냥 도구로 쓰는거죠. 이러한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호모 파베르의 역설’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이 기술을 만들기도 하지만, 기술 또한 인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기술 철학의 영역인데요. 인간의 주도성만 강조하거나 우려에만 치중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기술 발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지금 이야기하는 AI의 발전에 대해 좋냐 나쁘냐 혹은 어떤 방향이냐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각자의 가치관이 너무 다르니까요. 부디 제가 기대하는 건 더 편안해지고 생산성이 올라간 사회에서 보다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AI가 가져올 수 있는 두려움이라는 것이,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저처럼 오래한 사람 입장에서는 그 두려움이 과장된 것 같아요. 이게 뭐든지 변화가 빠르면 사람들은 걱정을 하니까요. 어떤 면에선 당연한 거라고 봅니다.

 

과도기에서 직업의 문제나 기술의 문제가 됐던 여러 가지 고민 요소. 사회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소위 성공하는 기업이나 사람도 나올 겁니다. 기술의 변곡점이죠. 굉장히 큰 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기회가 14년 만에 온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에서 오픈AI라는 회사가 툭하고 튀어 나온거고, 솔트룩스라는 회사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죠.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두려움으로 인해 AI기업들이 사회적인 공헌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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