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마트’와 ‘테크’ 모두 잡은 STK 2023 참관기

테마별로 확실한 부스 배치 편리, 대기업 편중 아닌 다양한 부스 마련
킬러콘텐츠의 부재, 대중성은 다소 아쉬워

 

[더테크=문용필, 전수연 기자] 이름 그대로 ‘스마트’와 ‘테크’를 모두 잡은 행사라고 평가할만 했다. 참가자들과 관람객들의 체계적인 관람이 가능하도록 부스를 배치한 것은 스마트했고 인공지능(AI)를 비롯, 최근 주목받는 기술들을 마치 ‘뷔페’처럼 살펴볼 수 있었던 건 ‘테크 전시회’의 취지에 정확히 부합했다.

 

국내 최대 미래선도 기술 전문 전시회를 표방하는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3’(이하 STK 2023)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대망의 막을 올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약 350개의 기업이 참여했고 1000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장을 방문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테마와 주제별로 확실하게 부스위치가 구별돼 있었다는 점이다. AI와 빅데이터, 리테일, 보안, 로봇, 메타버스 등 주제별로 구분돼 있었다. 때문에 관람객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부스들을 방문하기에 보다 용이했다.

 

특히 다른 종합 테크전시회에선 만나보기 어려운 유통, 풀필먼트 분야의 기술들을 종합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 종사자들과 클라이언트들에게 만족감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몇몇 대기업 부스 위주로만 행사가 치러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초대형이라고 표현할만한 부스를  마련한 업체는 SK텔레콤과 쿠팡, 두산로보틱스 등 그리 많지 않았다.

 

대형부스가 많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중소업체들이 참여할 기회가 늘어나거나 관람객들이 쾌적하게 행사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전시회와 상관없는 ‘상업 부스’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은 전시회의 취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로봇들이 생동감있게 움직이는 ‘테크 전시회’

 

대형 부스 중 가장 눈에 띈 곳은 바로 두산로보틱스였다. 카페형식으로 꾸며졌는데 무인 커피 로봇인 ‘닥터 프레소(Dr. Presso)’가 방문객들에게 음료를 제조해주는 형식이었다. 바로 옆에는 맥주로봇이 운영됐다. 식음료를 제조하는 로봇이 이제 그리 신기한 것은 아니지만 방문객들에게 로봇의 효용성을 직관적, 그리고 체감형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였다.

 

 

이외에도 에이엔지테크놀로지 등의 업체들의 부스에서 실물 로봇을 만나볼 수 있었다. 행사를 홍보하는 로봇들도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노르웨이의 글로벌 기업인 오토스토어의 한국지사는 큐브형 창고모형에서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구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따로 모빌리티 테마 분류는 없었지만 폭스바겐의 전기차와 브이스페이스의 UAM(Urban Air Mobility) 등이 실물 전시돼 있었다는 점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폭스바겐 부스의 경우엔 직접 시승해보는 체험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유망기술을 보유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업체들의 부스도 따로 모여있어 일목요연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특히, 기기를 통해 신체의 구조를 파악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운동을 추천하는 마이베네핏의 부스는 체험해 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각 분야를 세부적으로 다루는 전시회까지는 아니겠지만 다양한 기술트렌드를 ‘맛보기엔’ 충분했다. 아울러 ‘테크콘’과 ‘유통산업주간’ 등 다양한 부대 컨퍼러스 행사를 통해 업계의 현황과 트렌드를 전문가의 강연으로 짚어볼 수 있다는 점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대형부스 편중 아닌 점 좋지만 킬러콘텐츠는 ‘글쎄’

 

다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킬러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로봇 등 나름대로의 볼거리는 있었지만 관람객들의 이목을 대거 집중시킬만한 콘텐츠라고 보긴 어려웠다.

 

국내 테크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들의 부스가 많지 않았다는 건 이 대목에서 단점으로 다가왔다. 그러다보니 업계 관계자들이 아닌 일반 관람객의 시선을 잡기엔 다소 버거워보였다.

 

 

이는 비단 STK 만이 아닌 국내 테크 관련 전시회들의 숙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생성형 AI와 미래형 모빌리티 등으로 인해 테크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중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였다. 그래서일까. 몇몇 업체들의 경우 기술이나 제품을 설명할 때, 어느정도의 ‘선지식’이 없다면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이 적지않았다.

 

핀란드 무역대표부를 비롯해 몇몇 글로벌 기업, 기관들이 참가하기는 했지만 국내업체들에 너무 편중돼 있었다는 점도 짚어야 할 포인트다. 국내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글로벌 동향을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테크 업계의 관심을 받는 CES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 혹은 하노버메세 정도는 아니더라도 세계화를 지향하는 테크 관련 전시회가 국내에서도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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