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폐기물이 고순도 금광으로 변한다

폐기물에서 금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섬유형 회수 소재 개발
회수공정·비용·시간 대폭 줄이고 소재 생산 및 반복 재활용 가능해

 

[더테크=이지영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전기·전자 폐기물에서 고순도 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찾았다. 기존 공법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로 국내 자원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재료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ST는 최재우 물자원순환연구단 박사팀이 섬유소재를 이용해 다양한 금속이 있는 전기·전자 폐기물에서 고순도의 금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금속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자원 고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폐금속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 자원’이 부상하고 있다. 세계 순환 경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380억달러에서 2026년 약 712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구리, 금 등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비영리법인인 E-순환 거버넌스와 협력해 폐휴대폰 수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 박사 연구팀은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F) 섬유 소재 표면에 알칼아민 분자를 화학적으로 고정해 분자 금 회수 성능과 구조적인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아민이 함유된 고분자섬유는 표면적이 넓어져 연구팀에서 기존에 개발했던 입상 형태의 금 흡착 소재 대비 폐기물에 포함된 금 이온(Au) 흡착 성능을 최대 2.5배까지 올렸다.

 

해당 소재는 실제 CPU를 침출해 얻은 용액에서 99.9% 이상의 금 회수 효율을 보였고 대부분의 폐액을 포함하는 pH 1~4의 넓은 범위에서도 100%에 효율을 달성했다. 용액 내에 14종의 다른 금속이온이 공존하는 조건에서도 오직 금 이온만 99.9% 이상 높은 순도로 회수할 수 있었다, 게다가 10회 사용한 후에도 금 회수율을 91%까지 유지해 재사용성을 확보했다.

 

최재우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섬유형 흡착제는 효율성·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금속자원을 회수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자원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재료 가격 상승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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