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문용필 기자]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으로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입증해주는 데이터가 나왔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포함) 배터리 총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총 사용량은 약 237.6GWh로 집계됐다.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가 36.3%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기간 CATL 배터리의 사용량은 86.2GWh로 전년 동기(54GWh)에 비해 59.6%나 성장해쑈다. 2위 역시 중국업체인 BYD(비야디)가 차지했는데 성장세가 괄목할 만하다. 38.1GWh의 사용량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18.4GWh)에 비해 무려 107.8%나 뛰어오른 것. 점유율 역시 지난해 11.8%에서 16.1%로 4%p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3위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지난해 같은기간 21.2GWh에서 33GWh로 사용량이 56% 늘어났으며 11.4GWh에서 12.4GWh로 9% 증가한 SK온은 5위를 차지했다. 7위에 오른 삼성SDI도 7.7GWh에서 9.9GWh로 28.8%늘어났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에 대해 SNE리서치는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호조를 주 요인으로 분석했다. LG엔솔의 경우 테슬라 모델 3/Y‧폭스바겐 1D.3/4‧포드 머스탱 마하-E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리비안 픽업트럭 R1T와 BMW i4/X‧피아트 5000일렉트릭이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성자세를 이어갔다고 SNE리서치는 전했다. SK온에 대해서는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와 전기 트럭 모델인 현대 포터2 일렉트릭, 포드 F-150의 판매량 증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체적인 판세를 보면 ‘톱10’ 중 중국업체가 무려 6개사나 올라있고 여기에 한국 배터리 3사가 맞서는 형국인 가운데 일본업체 파나소닉이 유일하게 4위에 자리한 것이 이채롭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동기 13.9GWh에서 올해 19.1GWh로 37.1% 성장했다. 다만 점유율은 지난해 8.9%에서 올해 8%로 소폭 하락했다.
한편, SNE리서치는 “2023년은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률이 점점 낮아질 것을 대비해 중국 업체들의 유럽 등 해외진출이 전망된다”며 “유럽은 중국 다음의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향후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서유럽 NEV(신 에너지 차량)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6%에서 올해 9%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내수시장 만으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완성차와 배터리업체들이 타 지역에서 계속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