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전기차·배터리 관련 전문 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4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약 101.1GWh로 전년 대비 13.8% 성장했다. 적극적인 수출 전략을 취하는 중국과 이를 제한하는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선점과 해외 비즈니스 전략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업체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국내 3사는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6%P 하락한 46.7% 기록했다. LG에너지 솔루션이 지난해보다 7,1% 성장하며 2위를, 삼성 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3.1%의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SK on은 –1.3% 역성장을 보였다.
3사의 전기차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포드 Mustang Mach-E, GM 리릭과 같은 현지 OEM의 판매량과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Y, 르노 메간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내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배터리 합작법인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신모델들이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합작한 NCMA 배터리셀을 탑재한 기아의 SUV EV3를 비롯해 내년 초에는 EV4에도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GM의 캐딜락 리릭은 얼티엄셀즈의 NCMA 배터리셀이 탑재됐다. 2공장 생산량 증가와 GM 신차 출시가 예정된 상태로 IRA 조건의 삼원계 배터리가 북미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유럽에서 BMW i4/5/X, 아우디 Q8 e-Tron, FIAT 500 electric이 판매량 호조를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의 판매량이 고성장세를 견인했다.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 P5와 함께 신규 공급할 P6로 2분기부터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 on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가 판매량 감소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 모두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2분기부터는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드 F-150과 Mercedes EQA/B의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다.
SK on은 미국 조지아 2공장을 연내 전환하고 2분기에 헝가리 3공장을 가동할 예정으로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이 10.1Wh로 전년보다 29.2% 역성장했다. 주 원인으로는 테슬라 모델3의 부분 변경으로 판매량 감소와 함께 모델3 퍼포먼스 트림의 출시 연기로 보인다. 회사는 개선된 2170 및 4680 셀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非중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 중인 중국의 CATL은 27.7GWh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CATL은 테슬라 모델3/Y를 비롯해 BMW, MG, Mercedes, Volvo 등 메이저 완성차 OEM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코나와 니로, 기아 레이EV에 CATL의 배터리를 탑제해 국내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BYD도 해외 시장에서 고성장세를 보이며 순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으로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 OEM들은 공격적인 자동차 수출 전략이 눈에 띈다. 기존 완성차 OEM 대비 원가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진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의 시장 선점과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