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명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500대 중견기업은 영업이익이 19.6% 감소했지만 설비투자는 오히려 1.1%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천보, 금양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은 설비투자를 늘린 반면 네패스, 솔루스첨단소재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은 투자를 줄였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중견기업 중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비교 가능한 4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설비투자액을 조사해 23일 발표한 결과, 총 6조8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6조7543억원)보다 1.1%(715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들 중견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5조8693억 원이다. 영업이익이 줄었음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린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이차전지가 포함된 석유화학업종의 설비투자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석유화학업종 42개사는 올 상반기 1조876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 대비 3479억 원(47%)이나 증가했다.
2위는 자동차·부품 업종으로, 46개사가 올 상반기 7284억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보다 2280억원(45.6%)을 늘렸다. 3위는 운송업종으로, 10개사가 2982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보다 995억원(50.1%) 증가했다.
이어 철강·금속·비금속(922억 원, 20.9%↑), 의료기기(102억 원, 16.8%↑), 조선·기계·설비(94억 원, 4.9%↑), 건설·건자재(90억 원, 2.4%↑)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반면 IT‧전기전자업종 113개사의 설비투자는 1조768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78억 원(-14.4%) 줄어 13개 업종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제약·바이오(-1448억 원, 25%↓), 생활용품(-1371억 원, 21.8%↓), 서비스(-839억 원, 12.5%↓), 식음료(-342억 원, 15.2%↓), 유통(-270억 원, 38.2%↓) 업종도 전년 대비 투자가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설비투자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천보였다. 천보는 올 상반기 2053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 대비 1396억 원(212.3%)이나 늘렸다. 천보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소재 공장 구축을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2위는 1457억 원을 투자한 KSS해운으로, 가스운반선 도입으로 설비투자가 전년 같은 기간 409억원보다 1048억 원(256.2%)이나 늘었다.
3위는 1201억 원을 투자한 자화전자다. 애플 납품용 부품 생산을 위한 구미공장 설립 등으로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354억원 대비 847억 원(239%)이나 급증했다.
이어 △원익QnC(723억 원, 299.4%↑) △하나마이크론(699억 원, 47.1%↑) △금양(557억 원, 320.8%↑) △무림P&P(526억 원, 180%↑) △코스모화학(514억 원, 349.1%↑) △코웰패션(511억 원, 191.4%↑) △삼아알미늄(495억 원, 812.9%↑) 순으로 설비투자 증가액이 컸다.
설비투자 증가액이 컸던 상위 10개사 중 천보·금양·코스모화학·삼아알미늄 4개사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었다.
반대로 설비투자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크리스에프앤씨였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올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1469억 원)보다 1400억 원(-95.3%)이나 줄었다.
2위는 네패스다. 올 상반기 455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보다 1339억 원(-74.6%)이나 줄었다. 3위는 올 상반기 1032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 대비 1027억 원(-49.9%) 감소한 아난티였다.
이어 △엠씨넥스(-828억 원, 86.1%↓) △솔루스첨단소재(-722억 원, 35.2%↓) △DSR(-608억 원, 97.6%↓) △제이에스코퍼레이션(-482억 원, 83.9%↓) △차바이오텍(-482억 원, 60.7%↓) △이엠텍(-464억 원, 81.3%↓) △아이티엠반도체(-457억 원, 71.2%↓) 순으로 감소액이 컸다.
감소액이 큰 상위 10개사 중 네패스‧솔루스첨단소재‧아이티엠반도체 3개사는 반도체 관련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