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들의 '로봇 시장 선점' 어디까지 왔나

엔비디아, 피규어 AI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로봇 개발 경쟁
국내 기업들의 로봇 관련 움직임 점차 확산돼

 

[더테크=전수연 기자] AI 반도체 전문기업 엔비디아(NVIDIA)가 18일(현지시간)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를 열고 자체적으로 훈련 시킨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를 공개했다.

 

특히 로봇 훈련 플랫폼 ‘프로젝트 그루트(GR00T)’, 로봇용 시스템온칩 ‘토르’ 등을 잇달아 소개하며 엔비디아만의 로봇 전략이 드러났다. 또한 피규어 AI는 13일 오픈AI와 협업을 진행한 자사 로봇 피규어 01의 업데이트 영상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본격적인 로봇 시장 경쟁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로 이뤄진 로봇을 선보이거나 로봇 제작을 위한 플랫폼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집사로봇 ‘볼리(Ballie)’의 강화에 나섰다. 우선 지난 1월 CES 2024를 통해 AI 컴패니언 볼리에 탑재된 타이젠 OS를 소개했다. 타이젠 OS는 기존의 단순한 기기 간 연결을 뛰어넘어 OS, 서비스, 콘텐츠 간의 광범위한 연결을 지원한다.

 

타이젠 OS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오픈소스형 운영체제로 다양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또 삼성 녹스를 통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외부 해킹으로부터 지켜주고 승인되지 않은 악성 앱의 실행, 피싱 사이트 접속 등을 자동 차단한다.

 

볼리는 사람을 따라다니며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AI를 탑재하고 있다. 전·후면에 설치된 카메라로 스마트싱스와 연동된 기기를 자동 인식해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설정하기도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 방문해 볼리를 점검하고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조혜경 한성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조 교수는 한국로봇학회 회장을 지낸 로봇 분야의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12일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투자는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 투자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 투자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는 단일 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 지분 보유자가 된다.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근무했던 하정우 대표가 지난 2017년에 설립한 회사로 현재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의 패러다임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로봇(Software Defined Robotics)으로 전환된다고 판단했다. 하드웨어 중심이던 모빌리티 트렌드가 소프트웨어로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석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LG전자는 이번 투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가 보유한 글로벌 R&D 인프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량을 더해 로봇 플랫폼 표준화를 주도하면 사업 효율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글로벌 IT전시회 LEAP에서 자체 제작한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인 아크마인드(ARC mind powered by Whale OS)를 공개했다.

 

아크마인드는 웹 플랫폼에 존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로봇의 제어, 인지, 이동을 위한 전용 웹 API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글로벌 웹 개발자들이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자체 제작한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적용하고 향후 완전한 오픈 생태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온 칩(SoC),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지원하고 네이버는 OS,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하나의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 구현한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실제 수술에 첫 활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이번에 활용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전문 SI 기업 ㈜이롭과 부산대 기계공학과 진상록 교수팀이 공동개발한 것으로, 협동로봇에 내시경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 솔루션은 3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고 각 축에 조인트 토크 센서를 탑재해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기존에 수술 보조인력이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는 작업을 협동로봇이 대신하며 의료현장의 노동 강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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