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문용필 기자] HD현대가 ‘스마트 조선소’ 실현을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와 손을 잡았다. 디지털 플랫폼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을 든든한 파트너로 맞이한데다가 미래 첨단 조선소로서의 전환작업을 착착 진행 중인 만큼 글로벌 조선업계 ‘No.1’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들인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지멘스와 ‘설계-생산 일관화 제조혁신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토비아스 랑게 지멘스 부사장, 오병준 지멘스 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는 선박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괄리하는 디지털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공정 간 데이터 단절로 인한 비효율성을 줄이고 생선성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멘스와 파트너십을 맺게된 배경과 관련,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더테크에 “디지털 플랫폼 쪽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있고 과거 현대삼호중공업과도 설계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현대미포조선 내업공정에도 철판 성형 로봇, 판넬 용접 로봇 등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설계와 연동된 가상물리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내업 공정 디지털 자동화를 이루기 위해 (업무협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 내업공정 디지털 자동화가 완료되면 이후엔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설계 플랫폼과 통합해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조선 계열사 전체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 혁신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미래형 조선소인 ‘FOS’(Future of Shipyard)’ 구축을 추진하며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말 완료될 1단계 프로젝트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통해 야드 공정을 실시간 데이터로 파악, 관리할 수 있다”며 “2026년까지 구현 예정인 2단계 '연결되고 예측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을 통해서는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최종단계는 이른바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인데 모든 공정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지연과 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물인터넷(IoT)와 로봇 등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하고 생산 혁신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조선소로 이르는 HD현대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가상 조선소 플랫폼인 ‘트윈 FOS’(Twin FOS) 구축을 완료하고 고도화를 진행중인 상황이다. 디지털 지도 위에서 선박을 클릭하면 건조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시각적인 정보로 제공하고 동력장비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조선소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엔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와 공동연구한 ‘소조립주재 로봇용접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조립 용접 완전 자동화에 나섰다. 아울러 올해까지 40대의 협동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인당 2개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으며 최소한의 교육만 받으면 우수한 품질의 용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